볼보의 SUV 'XC90', 안전성·편의성·주행능력은 '명불허전'

  • 강영운
  • 입력 : 2018.06.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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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62] '16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 0.' 올해 영국 자동차 업계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0'이라는 한 자동차 모델의 실적(?)에 들썩였다. 바로 안전의 대명사 스웨덴 볼보의 SUV 모델 XC90 얘기다. 영국 Thatcham Research에 따르면 2000년부터 16년간 볼보 XC90를 타고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운전자는 물론이고 동승자를 포함한 숫자다. 그렇다고 XC90을 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냐. 그것도 아니다. 2002년부터 본격 판매된 이래 연간 5만대 이상 팔렸다. 누적 판매량이 80만대 중 사망사고는 한 건도 집계되지 않은 것이다.

과연 2020년까지 볼보 신차에서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내비칠 만한 성적이다. 한국에서도 힙한 연예인으로 꼽히는 '이효리 차'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XC90. 녀석을 타고 서울 도심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160㎞ 구간을 달려봤다. 시승모델은 XC90 T8 엑셀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C90
▲ XC90

XC90의 안전성 테스트
▲ XC90의 안전성 테스트

목차

1.외관-심플 이즈 베스트

2.실내 인테리어-보급형 벤테이가

3.주행 성능-조용한 벤테이가

4.인포테인먼트와 안전사양-북유럽의 안전망

5.연비·가격-보급형 벤테이가



1.외관-★★★

XC90 정면
▲ XC90 정면

본격 시승기에 앞서 외모 평가부터. 크지만 담백하다. 무쌍꺼플에 훤칠한 8등신 남성을 보는 기분이다. 깔끔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남성의 옷 맵시가 XC90 디자인의 정체성이다. 4950㎜에 이르는 전장과 2010㎜의 넓은 전폭 덕분이다. 여기에 1775㎜에 이르는 전고는 물론 2984㎜에 이르는 긴 휠 베이스도 녀석의 위용감을 더한다. 다만 2335㎏인 공차 중량은 운전이 초보인 사람들과 여성들에게는 다소 부담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곳곳에는 '볼보'를 상징하는 심벌들도 배치됐다. 전면 헤드램프 속은 'T' 형태를 갖춘 볼보의 '토르의 망치'가 선명하게 빛을 발한다. 깜깜한 밤 속에서 보고 있노라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토르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듯한 느낌을 준다.

측면은 육중한 SUV의 선 굵은 실루엣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차체 전면부터 이어지는 라인들은 과도한 과장보다는 담담하게 후면으로 이어지며 전장의 길이감을 드러낸다.

XC90 후면
▲ XC90 후면

2.실내 인테리어 ★★★★

실내인테리어는 북유럽 젊은 신혼부부 가정집을 보는 기분이다. 밝은 베이지 색으로 우울한 날씨에도 명도가 높아 울적한 기분도 훌쩍 사라진다. 우울증에 밝은 햇살이 특효약이듯, 밝은색은 운전자 기분도 한껏 들뜨게 한다. 좌석 아래에도 밝은 베이지색 보호대가 깔려 있어 고급 양탄자를 밟는 느낌을 낸다. 고급스러움도 돋보인다. 기어 변속기부터 그렇다. 수정 구슬을 본떠 만든 듯한 변속기를 만지고 있노라면 갓 빗어낸 도자기의 매끄러운 표면을 쓰다듬는 듯하다. 얼핏보면 벤틀리의 내부 인테리어를 닮은 느낌도 든다.



뒷좌석 사이에는 간이 냉장고가 설치돼 있는 점도 차량의 클래스를 말해준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드라이브를 가도 식어버린 커피 앞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



3.주행성능 ★★★★

이제 본격적인 주행시간. 시동을 걸자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조용히 반응한다. 차에 시동을 걸었다기보다는, 전자제품의 파워를 누르는 쪽에 가깝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고요한 상황에서 전기모터의 힘을 통해 점진적으로 가속한다. 조용하지만 반응 속도는 빠르다. 차체가 치고 나가는 느낌에도 우악스러움이 없다. 가솔린 엔진의 출력이 더해지며 맹렬한 가속이 이어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2.4t에 달하는 신체에도 이 같은 스피드를 내는 걸 보니 물건은 물건이다. 벤틀리의 SUV 모델 벤테이가가 엄청난 무게에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날아다니는 뚱땡이' 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XC90은 '날아다니는 뚱이' 정도는 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5.6초. XC90을 타보면 이 숫자를 온전히 체감할 수 있다.

XC90은 405마력(가솔린 엔진 318마력, 전기모터 87마력)과 40.8㎏·m의 스펙을 자랑한다. T8 엔진 자체로도 출력에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배터리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여전히 만족스러운 출력을 느낄 수 있다. 8단 자동변속기 또한 부드러운 변속을 선사해 녀석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완벽해 보이는 녀석에게도 단점은 있다. 후진모드에서 주행모드로 기어를 조작할 때 기어를 두 번이나 당겨서 조정해야 된다. 일반 차량들이 길게 한 번에 당겨서 조작하는 것에 비하면 기어를 두번이나 당겨줘야 하는 점은 운전 내내 불편했다. 일반 차량에 익숙한 드라이버들은 기어 조작 시 중립과 주행모드를 착각하기 쉽다.

4.인포테인먼트와 안전사양 ★★★★

볼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다. 큼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디스플레이의 아이콘도 깔끔하게 배열돼 있다. 내비게이션은 차량 운전석 계기판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일이 가운데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중비게이션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자 안전을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느낌도 든다.



안전은 녀석이 가장 자랑할 만한 요소다. 주행 내내 차선이탈 방지를 통해 조향이 수월했고, 앞차와 간격 유지도 똑똑하게 수행한다. XC90에는 반자율주행(Semi-autonomous Drive)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가 적용됐다.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하여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 중 중간 단계 기술이다.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시속 140㎞를 유지하며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줬다.

주차 시에도 360도 카메라가 운전자 눈이 돼 주며, 주차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5.연비와 가격 ★★★

올뉴XC90 T8 복합연비는 ℓ당 9.5㎞다. 순수 전기차 모드(올뉴XC90 T8에서 퓨어(Pure) 모드를 선택한 경우에 해당)로 주행하는 경우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 가능한 거리는 24㎞다. 고유가 분위기가 넘실대는 요즘 같은 시기에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는 명백히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기름값을 압도하는 차량 가격은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 가격은 1억3780만원.



6.총평 ★★★★

영국에서 사망자를 한 명도 내지 않은 차. 최악의 교통사고 사망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에겐 소거력이 있는 광고 카피다. 물론 과거 통계로 미래를 예측할 순 없는 일이지만, 일단 안전에 대한 내구성만큼은 보장을 한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이다. 안전에 디자인까지 훌륭한 만큼 독일차에 지친 수입차 오너들에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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