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상 색다른 한잔, 막걸리카노·바나나 막걸리

  • 취화선
  • 입력 : 2018.09.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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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76] 일상은 쳇바퀴처럼 돌고 돈다. 삶이 그러한데 술까지 매번 같은 걸 마실 필요가 있을까. 때로는 좀 무모한, 과감한 술을 먹어도 좋지 않을까. 오늘은 국순당에서 내놓은 막걸리계의 이단아 '막걸리카노'와 '바나나에 반하나'를 만난다.

막걸리카노는 막걸리와 아메리카노를 합쳐 만든 상표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막걸리에 커피를 넣었다. 캔으로만 판다. 한 캔에 350㎖를 담았다. 기분 좋게 딱 한 잔 하기 좋은 양이다. 혼술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듯하다.

먹기 전에는 대체 무슨 맛일지 상상도 할 수 없다. 나는 이 술을 보고 "대작이거나, 괴작(怪作)이겠지"라고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샀다. 계산대에 제품을 올려놓자 편의점 주인 아저씨가 "이거 맛이 어때요? 막걸리와 커피라니 무슨 맛일지 모르겠네"라고 했다. 나는 "그러게요. 저도 궁금해서 한 번 먹어보려고요"라고 답했다.

캔을 까 투명한 유리잔에 따랐다. 불투명한 갈색 액체가 쏟아졌다. 달콤한 커피 냄새가 났다. 슬쩍 한 모금 먹었다. 나도 모르게 "허, 이것 참" 하고 말았다. 맛있어서도 아니고, 맛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너무 낯설어서 그랬다.

설탕을 많이 넣은 아메리카노와 막걸이의 맛이 동시에 느껴졌다. 먼저 커피향이 올라왔다. 이어 막걸리의 산미가 났다. 탄산이 제법 강했다. 그리고 상당히 달았다. 크리미하게 넘어갔다. 마신 뒤에는 신맛이 남았다. 달아서 그런지 조금 텁텁했다. 커피맛 아이스바를 녹이고 거기에 탄산수를 넣으면 이런 맛이 날까.

성분표를 보니 쌀, 설탕, 커피파우더 외에 아스파탐 등 감미료를 섞고 탄산을 넣었다. 나는 다시 사먹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술이다. 재미있는 술이었다. 알코올도수는 4도. 한 캔에 1500원.

막걸리에 커피파우더를 넣은 막걸리카노. 커피맛 아이스바를 녹이고 거기에 탄산수를 탄 맛이 난다./사진=홈페이지 캡처
▲ 막걸리에 커피파우더를 넣은 막걸리카노. 커피맛 아이스바를 녹이고 거기에 탄산수를 탄 맛이 난다./사진=홈페이지 캡처

막걸리카노의 맛을 충분히 보았으니 이제 바나나 막걸리, 바나나에 반하나를 먹을 차례다. 역시 투명한 잔에 따랐다. 뽀얬다. 바나나 과육의 색깔과 비슷한 색이다.

잔에서는 바나나 냄새라기보다 바나나 우유에 가까운 냄새가 난다. 조금 인공적인 바나나향이라는 얘기다. 한입 가득 술을 삼켰다. 나도 모르게 "오, 이놈 봐라" 하고 말았다. 나는 또 "이거 술 잘 못하는 사람들한데 잘 팔리겠다"고 생각했다.

첫맛은 바나나 우유와 비슷했다. 바나나 우유에 막걸리를 적당히 섞으면 딱 이 맛이 나지 않을까. 바나나 우유보다는 풍미가 가벼웠다. 탄산이 톡톡 터지는 조금 묽은 바나나 우유다. 곧장 단맛이 밀려온다. 너무 달다. 조금 덜 달았어도 좋았겠다 싶다.

끝맛은 조금 시큼한 것이, 그래도 이게 막걸리는 막걸리구나 싶다. 그래, 아무리 달다 한들 막걸리가 우유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나나에 반하나는 쌀, 구연산, 아스파탐, 합성 바나나향, 바나나 퓌레로 맛을 냈다.

바나나에 반하나 또한 다시 사 마시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술을 먹으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분명 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더 많은 회사에서 더 다양하고 독특한 술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알코올도수 4도. 750㎖ 한 통에 2200원.

막걸리에 합성 바나냐향, 바나나 퓌레 등을 넣은 바나나에 반하나. 시중에 파는 바나나 우유에 막걸리를 타면 이런 맛이 날 것만 같다./사진=홈페이지 캡처
▲ 막걸리에 합성 바나냐향, 바나나 퓌레 등을 넣은 바나나에 반하나. 시중에 파는 바나나 우유에 막걸리를 타면 이런 맛이 날 것만 같다./사진=홈페이지 캡처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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