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술자리 보장하는 술, 블렌디드 위스키 발렌타인 21

  • 취화선
  • 입력 : 2018.09.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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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 위스키 발렌타인 21. 준수한 맛에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어 어떤 술자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 블렌디드 위스키 발렌타인 21. 준수한 맛에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어 어떤 술자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77] 싱글 몰트 위스키가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이런 분위기에서 블렌디드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왠지 구닥다리처럼 느껴진다. 상관없다. 나는 싱글 몰트를 좋아하지만, 블렌디드를 더 좋아한다.

오늘의 술은 블렌디드 위스키, 발렌타인 21이다. 발렌타인 21은 어느 술자리에 들고 간대도 실패하지 않을 만한 술이다. 맛이 너무 개성적이지 않으면서도 준수하다.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이 갖는 아우라가 있다. 친구들과 마셔도 어르신, 비즈니스 파트너와 손색없다. 발렌타인 30이면 더 좋겠지만, 발렌타인 21도 좋다.

고급 위스키인데 병뚜껑을 플라스틱 스크루 캡으로 만든 것은 조금 아쉽다. 코르크를 썼으면 딸 때 퐁, 기분 좋은 소리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맛이 좋으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리 준비해둔 글렌캐런 위스키잔에 발렌타인 21을 따른다. 아주 밝은 황금빛 액체가 쏟아진다. 은은하고 온화한 향이 난다. 단데 기품이 있다. 잔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향을 깨운다. 후각에 집중하면 사과향과 꽃향을 느낄 수 있다.

혀에 닿으면 그 부드러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너무 부드럽다. 발렌타인 12는 약간 느끼할 정도로 부드러웠는데 발렌타인 21에는 그런 것이 없다. 벨벳처럼 술이 혀를 감싼다. 그러고는 미끄러지듯 넘어간다.

목구멍의 초입에서부터 술이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확 피어오르면서 술이 넘어가는데 견과류의 고소함에 벌꿀의 달콤함, 약간의 짭조름함과 매운맛이 난다. 컨디션에 따라 벌꿀이 아니라 다크 초콜릿의 단맛이 날 때도 있다. 스파이시한 피니시가 오래 남는다.

온더록스에서는 어떨까. 보통 얼음에 위스키를 따르면 온도가 낮아져 향이 잠긴다. 얼음이 녹으면 술이 희석돼 밍밍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발렌타인 21은 워낙 부드러운 위스키가 아닌가. 온더록스에서 맥을 못 출 거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발렌타인 21은 온더록스에서도 좋은 맛을 냈다. 고연산 위스키의 내공이란 이런 것일까. 부드러움은 여전하다. 향이 묘하게 뒤틀리는데 그것 또한 매력적이다. 스트레이트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생강의 풍미가 올라온다. 크리미하면서도 달콤하다. 가끔 발렌타인 21 스트레이트에서 다크 초콜릿을 느꼈다. 온더록스에서는 밀크 초콜릿이 떠오른다. 상대적으로 피니시는 조금 약해진다. 발렌타인 21이 좋은 술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알코올도수 40도. 700㎖ 한 병에 약 25만원. 면세점에서는 100달러 조금 넘는 가격에 판다. 다시 살 의향이 있다. 추석에 집안 어르신들께 대접해도 좋을 듯하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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