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에 던진 의문 시민이 주인이 될수 있을까

  • 마석우
  • 입력 : 2017.08.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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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매경DB
▲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매경DB
[마석우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21]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서울시 강남구, 관악구, 동작구, 서초구, 종로구, 중구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다. 위치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57. 교대역이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다. 가장 많은 사건이 처리되는 곳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이곳에서 처리되고는 한다. 가장 많은 변호사들이 사무실을 이곳 근처에 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마 전 이재용 씨에게 5년형을 선고한 법정도 바로 이곳 서울중앙지방법원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나 최순실 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곳도 바로 이 법원이다.

이렇게 중요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역사를 보자. 1895년 3월 25일 법률 제1호에 의거하여 재판소 구성법이 재정됨에 따라 같은 해 4월 15일 '한성 재판소'로 설치되었는데 이것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전신이다. 광복 후 1947년 1월 1일에 '서울지방심리원'으로 개칭되었다. 서울지방법원은 1963년 7월 1일 '서울민사지방법원'과 '서울형사지방법원'으로 분리되었다. 이후 다시 1995년 3월 1일 서울민사지방법원과 서울형사지방법원이 통합되어 '서울지방법원'이 되었으며, 2004년 2월 1일 동부·남부·북부·서부·의정부 지원의 법원 승격과 동시에 서울지방법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본래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제외한 다른 4개 지방법원은 서울지방법원의 지원으로 출발했다가 2004년 지방법원 승격으로 지금의 5개 법원 체제가 갖춰졌다. 참고로 4개 지방법원이 서울지방법원의 지원이었던 시절에는 중앙이 빠진 서울지방법원이었다.

지방법원급에서 가장 많은 사건을 처리하며 그 규모 또한 가장 크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역사적으로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대한민국 법원의 대표급에 해당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법원이 어떤 곳이냐고 할 때 바로 이곳을 염두에 두면서 답변을 하게 된다.

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는 청사 건물 또한 광복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말년에 설계한 공공건축물로서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법원 건물이자 사법재판을 담당하는 공공건물로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갖는 의미에 비추어 공공건물, 특히 법원 건물로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는 대한민국 사법이 지향하는 이념을 상징하는 역할과 재판을 받기 위해 드나드는 시민들에게 편의적인 걸까? 법원 건물로서 재판 정보의 비밀성, 사법 관여자들의 안전 보호 등 보안이 지켜져야 할 필요성 역시 제대로 충족하고 있는 걸까?

거의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 건물을 드나드는 이용자로서 나의 감회를 정리해 봤다. 결론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사법의 권위를 표상하는 반면에 시민들에게 편의적이어야 한다는 요구에는 미흡하다고 느껴진다.

우선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수직으로 뻗은 건물 형태는 시민들에게 사법에 대한 친밀감이 아니라 위압감을 줄 뿐이다. 또한 법정에 출입하기까지의 동선이 지나치게 복잡하다. 변호사와 같이 청사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조차도 안내데스크에 해당 법정의 위치를 문의해야 할 정도다.

시민들에게 현상적으로 주는 불편함 외에도 건물의 배치에 있어서도 사법 작용 역시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요구에 한없이 미흡하다. 법원은 크게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 각종의 신청 등 민원이 행해지는 민원실, 판사나 법원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법원 내부 공간이 있다. 이 가운데 어떤 공간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는 기능성과 함께 그 상징성을 고려했어야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현관은 법원 내부자들이 이용할 뿐 시민들은 건물 측면의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건물의 주인이 시민이 아니라 법원 내부자들이라는 강한 암시를 받게 마련이다. 시민들이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내부 통로를 따라 검색대를 거쳐 법정에 이르러야 한다. 법정은 좁고, 어둡다. 창이 나 있지 않은 탓이다. 법원의 주인이 누구인가? 이 건물은 사법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우리 헌법과는 다른 답변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법원 건물을 대표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개방적이고 밝으며, 시민이 주인이라는 의식에 따라 그 건물의 배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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