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속도 편한 중국요리 찾는다면···이태원 '자리(JARI)'

  • 유재웅
  • 입력 : 2018.03.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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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RI' 전경


[미식부부의 맛집기행-35]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중국 음식점. 짜장면이 없는 집. 좁은 골목에 있고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 조금 헤매야 찾을 수 있는 집. 음식점 문 앞에 서서도 여기에 무슨 식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집. 하지만 식당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반투명 창문을 통해 환한 햇볕이 가득하고 산뜻한 아지트 같은 음식점. 음식을 먹고 나서는 '행복감'을 가득 충전한 듯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집. 이태원 비탈길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모던 중국 음식점 '자리(JARI)'에 대한 단상입니다.

'중국 음식=밀가루'라는 통념을 어떻게 깨뜨리게 됐는지부터 궁금했습니다. "제가 중국 요리를 만들고 있고, 저 역시 중국 음식을 즐기지만 그동안 중국 요리를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중국 요리를 맛있게 즐기면서 속도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답을 저는 쌀에서 찾았습니다. 밀가루를 써오던 것을 쌀로 대체한 것이지요. 저희 집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자리 짬뽕'은 밀가루 면이 아닌 쌀국수 면으로 만듭니다. 밀가루를 쌀로 바꾸니까 중국 음식을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해졌습니다". 박영우 오너 셰프(37)의 설명입니다.

'자리'의 메뉴는 심플합니다. 메인 요리로는 '목화솜탕수육' '철판어향새우가지' '깐풍소스 요과 꽃게튀김'이 있습니다. 면과 쌀 음식으로는 짬뽕과 볶음밥 두 가지가 있고요. 이 집은 선택과 집중으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많은 요리를 나열하기보다 손님들이 좋아하고, 주방의 효율성을 고려해 나온 결과이지요. 아울러 요리의 숫자를 줄였다는 것은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고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 'JARI'의 목화솜탕수육

여러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목화솜탕수육'만 해도 의표를 찌릅니다. 요리 이름대로 목화솜 모양의 탕수육이 눈길을 끕니다. 마치 밭에서 목화송이를 따서 그릇에 담아놓은 것 처럼 탕수육이 하얗고 크기도 목화송이만 합니다. 재료는 양질의 국내산 돼지고기 등심살입니다. 식재료는 당일 소비 원칙이어서 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고요. 이 집 탕수육에서는 돼지고기 냄새를 느끼기 어려운데, 소스에 함께 넣는 계피가 비결. 목화송이 모양의 탕수육과 소스가 별도의 그릇에 담겨 나오면 눈으로 먼저 즐기고 나서 소스를 탕수육 위에 부어 맛을 즐기면 됩니다. 맛도 당연히 수준급 이상이고요.

이 집은 요리의 모양에서 색상, 이름까지 평범하지 않습니다. 분위기도 우리가 익숙한 중국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산뜻한 카페 스타일이고 실내 음악도 밝습니다. 어떻게 이런 스타일의 중국 음식점을 구상하게 됐는지 박 셰프에게 물었습니다. "차별화지요. 이태원, 한남동이라는 동네가 평범한 것으로는 승부를 걸기 어렵습니다. 다른 집에서 볼 수 없는 우리 집만의 특색 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하고 싶었습니다. 중국 음식을 하면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 요리의 맛과 색, 서비스, 분위기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식성과 취향을 연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외진 골목길 안쪽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들이 기꺼이 찾아주시더라고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JARI' 의 박영우 오너 셰프

워커힐 호텔 중식당 '금룡'에서 6년간 요리사로 일하다가 '자리'를 오픈한 지 3년여가 됐다는 박 셰프는 단기간에 자리 잡은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많은 숨은 노력과 센스, 결단이 성공의 비결 아니었나 싶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대표 요리인 '철판여향새우가지'는 맛도 맛이지만 손님상 앞에서 소스를 부으면서 나는 소리도 인상적입니다. "청각적 즐거움도 고려했다"고 박 셰프는 설명합니다. 소리까지 고려하면서 요리를 만든다는 박 셰프에게서 그의 남다른 감각의 단면을 읽습니다.

박 셰프가 많은 요리사들의 꿈인 자신의 음식점을 비교적 이른 나이에 열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 강력한 조력자이자 응원자인 부인 박영주 씨(38) 덕분. "제가 독립을 고민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더라고요. 제가 준비한 사업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보더니 '당신은 아직 젊지 않으냐. 더 늦기 전에 시작해봐라. 설사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지 않으냐!'"

음식점 이름을 '자리(JARI)'로 지은 것은 '언제나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뜻이랍니다. '자리'는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고객과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꿈꾸는 박 셰프의 의지가 담긴 곳입니다.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박 셰프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습니다. 밀가루를 쌀로 대체하다보니 '짜장면'을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물 요리인 짬뽕과 달리 짜장면은 쌀국수면과 짜장 소스가 어울리지 않아서입니다. 그가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니 언젠가 맛있는 짜장면도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 음식점 정보
△메뉴
[메인]
- 목화솜탕수육 17,000원, 철판어향새우가지 23,000원, 깐풍소스 요과 꽃게튀김 28,000원, 토마토칠리새우 17,000원(S), 민트새우 17,000원(S), 해물누룽지탕 21,000원
[Noodle & Rice]
- JARI's 짬뽕 8,000원, JARI's 볶음밥 7,000원
* JARI의 모든 메뉴는 주문 즉시 조리
* 기본 메뉴 외에 수시로 스페셜 메뉴 개발 제공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2-22, 070-8278-2947
△영업시간: 11:30~ 22:00(15:00~17:00 브레이크 타임, 월요일 휴무)
△규모 및 주차: 30석, 주변 공영주차장 이용
△함께하면 좋을 사람: ① 가족 ★, ② 친구 ★, ③ 동료 ★, ④ 비즈니스★
♣ 평점
①맛   ★ ★ ★ ★ ★
②가격  ★ ★ ★ ★ ★
③청결  ★ ★ ★ ★ ★
④서비스 ★ ★ ★ ★ ☆
⑤분위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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