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가의 사랑을 받는 일본 가정식 '스즈란테이'

  • 유재웅
  • 입력 : 2018.04.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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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란테이'의 도시락


[미식부부의 맛집기행-37] "세상에서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을까요? 근사하고 맛있다는 요리가 넘치는 세상이지만, 어머니가 만든 음식만 한 것이 있을까요? 어머니의 요리에는 기교를 부릴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재료를 갖고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이 먹는 것이니까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상가 지하에 있는 숨은 맛집 '스즈란테이(鈴蘭亭)'의 미타니 마사키(三谷正樹·70) 오너 셰프는 이런 어머니의 마음과 정성으로 음식을 만듭니다.


▲ '스즈란테이'의 미타니 마사키 오너 셰프

따뜻한 미소가 늘 떠나지 않으면서도 예리한 눈빛을 갖고 있고, 70년간 살아온 인생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미타니 셰프가 요리를 만들면서 주방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성'. "국물 요리에 야채를 얹을 때도 대충 뿌리듯이 하면 안 됩니다. 야채 하나에도 정성을 다해야지요. 그래야 맛있고 제대로 된 음식이 완성됩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런 마음으로 만드는 요리이다 보니 '스즈란테이'의 요리는 맛도 있지만 하나같이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고객 눈에도 읽힙니다.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일본식 가정요리. 정통 셰프 출신도 아닌 미타니 대표가 어떻게 일본식 가정요리를 만들고, 음식점을 경영하게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원래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냉동고를 설계하는 일을 오래 해왔습니다. 일본에서 근무할 때 전국 각지를 돌아다닐 기회가 많았지요. 거래선의 많은 분을 만나 접대하고 접대도 받으면서 10년 넘게 일본 각지에 있는 최고 수준의 맛집을 두루 경험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평소 맛있는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그때마다 눈여겨보면서 배우고 익혔습니다. 게다가 냉동고 설계 일을 하다 보면 저장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식재료 등 유통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그러다 요리를 만들고 음식점까지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요리를 하고 음식점을 경영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보다 직접적인 동기를 잇달아 여쭤 봤습니다. "제가 음식점 문을 연 1998년만 해도 서울에 제대로 된 일본 요리를 하는 집이 별로 없었습니다. 당시 동부이촌동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서울에 온 경우도 있지만, 단독으로 부임하는 상사원들도 많았고요. 그러다보니 서울에 주재하는 일본인들끼리 자주 만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게 됐습니다. 그때 제가 만든 요리를 많은 분이 맛있다며 좋아해 주셨어요. 이런 일들이 계기가 돼 지금 가게의 건너편 지하에 음식점을 오픈했습니다. 간판도 없이 4~5년간 했었는데 입소문을 타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 시절 방송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 '스즈란테이' 동부이촌동점 입구 전경

'스즈란테이'는 한결 같은 집입니다. 이 집은 간판도 잘 보이지 않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르는 손님보다 단골이 많습니다. 메뉴도 늘 비슷해 보입니다. 우리가 일상으로 먹는 집밥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많은 식도락가들이 '스즈란테이'를 사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저희 집은 무엇보다 제철 재료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메뉴를 고정시켜놓고 음식을 만들기보다 철에 맞는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듭니다. 야채든 생선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생활하면서 제게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한국인들이 '활어'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활어로 먹어 좋은 생선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바다에서 생선을 잡아 수산시장의 수족관을 거쳐 받을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좋은 생선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치이면서도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부분을 꿰뚫어 보는 미타니 대표의 안목입니다.

'스즈란테이'의 스즈란(鈴蘭)은 미타니 셰프의 부인 박영란 대표(65) 이름에서 따온 것. 이처럼 아내를 생각하는 미타니 셰프를 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습니다. "남편으로는 0점, 손님 대하는 건 110점!" 손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맛집 '스즈란테이'는 최근 발산점을 오픈했습니다. 이들 부부의 딸이 대표로 있는 발산점이 생겨 동부이촌동을 가지 않더라도 '스즈란테이'의 맛을 그대로 서울 서남부지역에서도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미타니 셰프의 꿈은 일본 식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것. 이런 그가 행복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나가면서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씀을 건네주실 때랍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미타니 대표에게 한 말씀 드렸습니다. "이제 칠순이시니까 적어도 10년은 더 현역으로 뛰시면서 맛있는 음식 만들어 주세요!"

♣ 음식점 정보
△메뉴
- 로스까스고쟁 1만1000원, 치킨까스고쟁 1만1000원, 생선까스고쟁 1만6000원, 냄비우동고쟁 1만4000원, 자루소바고쟁 1만4000원, 도시락 1만5000원 등
- 튀김덮밥 1만3000원, 가끼아게덮밥 1만5000원, 연어알덮밥 1만7000원, 마구로덮밥 2만원 등
- 해산물요세나베정식 2만3000원, 스키야키정식 3만원 등
* 여름철엔 '히야시탄탄면고쟁', 겨울엔 '대구지리정식' 등 계절별 특별 메뉴 서비스
△위치
- 이촌점: 서울 용산구 이촌1동 301-151 로얄상가 C동 지하, (02)749-6324
- 발산점: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269-15 힐스테이트에코 2층 212호, (02)3664-7004
△영업시간: 11시 30분~22시 30분(15~17시 브레이크 타임)
△규모 및 주차
- 이촌점: 40석, 별도 전용 주차장 없음(주변 노상주차장 이용)
- 발산점: 52석, 힐스테이트 건물 주차장 이용
△함께하면 좋을 사람: ① 가족 ★, ② 친구 ★, ③ 동료 ★, ④ 비즈니스 ★
♣ 평점
①맛   ★ ★ ★ ★ ★
②가격  ★ ★ ★ ★ ★
③청결  ★ ★ ★ ★ ★
④서비스 ★ ★ ★ ★ ★
⑤분위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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