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정통 팬케이크의 맛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 유재웅
  • 입력 : 2018.04.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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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의 버터밀크 팬케이크
[미식부부의 맛집기행-39] "Tradition is delicious!"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멋진 이 문구는 가로수길에 있는 팬케이크 전문점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의 실내 한쪽에 붙어 있습니다. 2013년에 음식점을 오픈하면서 전현준 대표(41)와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이기도합니다. 많은 것들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이지만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세대를 이어가며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10여 년 전부터 한국에 브런치 바람이 불었습니다. 주말 오전에 식구나 친구들이 조용한 식당에 모여 늦은 아침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거지요. 당시 주종을 이뤘던 브런치 메뉴는 가벼운 서양식 요리가 많았지만 정체성은 모호했지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브런치 메뉴가 있나 싶을 정도로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모 대기업에서 해외영업을 하던 전 대표는 식문화의 변화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친형 집을 방문하면서 그 동네에서 먹어본 팬케이크에 꽂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팬케이크를 디저트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김치찌개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정 음식이라는 사실도 발견했고요.

미국 요리하면 흔히 패스트푸드를 떠올리며 낮춰보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 음식도 음식 나름. 오리지널 팬케이크를 한국에 선보이기로 결심한 그는 미국에서 최고의 맛을 가진 집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The Original Pancake House)' 문을 두드렸습니다. 1953년에 포틀랜드에서 문을 연 이래 3대째 65년간 한결같은 팬케이크를 만들어온 이 레스토랑은 요리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제임스 베어드 파운데이션(James Beard Foundation)로부터 '미국 최고의 10대 레스토랑'으로 선정될 정도로 명성을 얻어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톰 크루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이 집 팬케이크를 먹기 위해 찾은 곳입니다.


▲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의 전현준 대표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의 이름을 달고 문을 연 가로수길 본점에서는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는 본사의 원칙을 그대로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 집의 상징적 메뉴 중 하나인 '버터밀크 팬케이크'는 언뜻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1인분이 작은 녹두전만 한 팬케이크 몇 장에 버터 크림, 곁들이는 꿀이 전부이니까요. 하지만 팬케이크에 버터 크림을 넉넉히 바른 후 꿀을 살짝 부어서 나이프로 잘라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고 촉촉한 감칠맛은 글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미식가들조차 극찬할 정도니까요.

이처럼 특별한 맛을 내는 비결은 반죽. 버터밀크 팬케이크 반죽은 무려 170시간 동안 여러 단계의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듭니다. 반죽도 하나에서 열까지 미국 본사의 전통 방식 그대로 오롯이 손으로 작업하고요. 효율을 따지는 미국 사회지만 가정식 요리는 이처럼 좋은 재료에 정성만 보태서 만드나봅니다. 이 음식점의 또 다른 상징적인 메뉴인 왕관 모양의 '더치 베이비'도 그렇고, 오믈렛, 베이컨 등도 하나같이 좋은 재료에 정성을 아끼지 않고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 집에 가시면 눈과 맛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전경

이 집이 정통 팬케이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미국 본사의 것을 기계적으로 따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과 원칙은 지키되 우리 입맛까지 고려한 창의적인 메뉴도 새롭게 개발해가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지켜가는 것은 다양한 팬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5가지의 반죽(독일식, 프랑스식, 와플, 스웨덴식, 버터밀크)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것이지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런 노력들이 쌓여 맛있는 팬케이크가 탄생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팬케이크 하면 젊은 세대의 음식으로 여기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의 손님을 보면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단골도 많습니다. 주말 오전 시간대에는 연세 지긋한 분들이 부부나 가족들과 함께 이 집을 찾아 팬케이크를 즐기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함께 오는 경우도 많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전 대표는 요식업계에 뛰어들면서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과 원대한 포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처럼 해외의 뛰어난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지만, 2단계로는 지역에 숨어 있는 우리 토종 브랜드 음식을 발굴해 국내에 널리 알리고, 3단계로는 1·2단계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살려 우리 음식을 전 세계로 진출시킨다는 것입니다. 전 대표의 당차고 멋진 포부를 저희도 응원합니다.

♣ 음식점 정보
△메뉴
- 더치 베이비(오리지널) 16,000원, 애플 팬케이크 20,000원, 버터밀크 팬케이크 9,000원, 블루베리 팬케이크 12,000원, 바나나 팬케이크 11,000원 등
- 프렌치 크레페 10,000원, 바나나 캐러멜 크레페 11,000원, 플레인 와플 7,000원, 사과 와플 9,000원 등
- 이탈리안 오믈렛 18,000원, 아이리쉬 오믈렛 20,000원, 치즈 오믈렛 15,000원 등
- 베이컨 & 에그 13,000원, 햄 & 에그 13,000원, 베이커, 에그 & 와플, 12,000원 등
△위치
- 신사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41, 02-511-7481
- 이태원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53, 02-795-7481
△영업시간:
- 신사점: 09:30-21:30 (주말 08:00~21;30)
- 이태원점: 08:00-21:30
△규모 및 주차
- 신사점: 60석, 발렛 파킹 서비스
- 이태원점: 100석. 지하 유료 주차장 이용
△함께하면 좋을 사람: ① 가족 ★, ② 친구 ★, ③ 동료 ★, ④ 비즈니스 ★
①맛   ★ ★ ★ ★ ★
②가격  ★ ★ ★ ★ ★
③청결  ★ ★ ★ ★ ★
④서비스 ★ ★ ★ ★ ★
⑤분위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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