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송로버섯 '트러플' 요리에 곁들인 와인의 맛

  • 나보영
  • 입력 : 2018.07.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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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와인 기행-59]


▲ '트러플 커퍼플' 페스티벌 현장

최근 서호주 지역에서 열리는 트러플 축제에 다녀왔다. 6~8월 겨울의 정점을 맞은 호주에서는 진귀한 식재료로 꼽히는 서양 송로버섯인 트러플이 한창이다. 매년 이 무렵엔 '트러플 커퍼플(Truffle Kerfuffle)'이란 축제도 열린다.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트러플로 각종 요리의 향연이 벌어지고, 다양한 이 지역 와인이 등장하며, 직접 트러플을 찾아 나서는 트러플 헌팅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근사한 축제다.

서호주의 트러플과 와인이 어우러진 축제에 다녀왔다고 하자. 일단 주위로부터 '서호주 지역은 어느 공항을 통해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졌다. 축제가 열리는 지역인 만지머프(Manjimup)로 가기 위해서는 서호주의 중심도시 퍼스(Perth)로 날아가야 한다. 인천에서의 직항은 없어 퍼스에서 제일 가까운 대도시 국제공항인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경유했다. 싱가포르 항공이 매일 운항하고, 경유 시간이 짧으며, 아침 일찍 퍼스에 도착해 매우 편리하다.

싱가포르 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샴페인 /사진제공=싱가포르 항공
▲ 싱가포르 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샴페인 /사진제공=싱가포르 항공

귀한 음식과 와인을 찾아 떠난 여행이니, 상공을 내려다 보며 와인 한 잔은 기본! 싱가포르 항공은 특히 지니 조리(Jeannie Cho Lee)를 비롯한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들이 와인을 엄선하고,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자문단으로 구성돼 있다. 핑크 색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을 한 잔 해도 좋다. 긴 비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랄까.

퍼스 공항에 도착하자 아침 공기가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트러플 축제를 벌이기 딱 좋은 날씨죠? 겨울이라고 해도 기온은 최저 9도, 최고 20도 정도에 머뭅니다. 밤이나 새벽에 간혹 비가 흩뿌리기는 하지만 낮에는 주로 화창해서 야외 활동을 하기 좋죠." 마중 나온 서호주 정부 개발위원회(SWDC)의 사이먼(Simon)이 말했다.

퍼스에서 만지머프까지 차로 약 3시간 달리는 동안 초반에는 인도양의 다양한 해변이 펼쳐졌고, 이후로는 고요한 오솔길이 이어졌다. "호주 대륙 서쪽에 반도 모양으로 튀어 나온 서호주 지역은 각종 농산물과 와인으로 유명해요. 트러플 산지인 만지머프와 와인 산지인 마거릿 리버(Margaret River)는 특히 한 번에 묶어 여행하기 좋죠. 이 부근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북동쪽의 사막이 천연 요새 역할을 해서 병충해로부터 안전한 청정 구역을 이룬답니다."

축제에서 각종 트러플 요리를 선보인 호주 셰프 마크 베스트
▲ 축제에서 각종 트러플 요리를 선보인 호주 셰프 마크 베스트

서호주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만지머프에 도착하자 벌써 축제 열기가 한창이었다. 드넓은 초록빛 벌판에는 대형 텐트, 클래식 캠핑 카, 통나무 오두막들이 들어서 있었다. 곳곳에서 이 지역 농산물 생산자들이 트러플, 감자, 브로콜리, 소고기 등으로 만든 각종 요리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나무 울타리에 걸터 앉아 햇살 아래 각종 요리를 맛보고 있었다. 반듯한 계단이나 낡은 트럭을 개조한 무대에서는 재즈 밴드나 포크 락 가수의 공연도 열렸다.

로스트 레이크 와이너리의 와인들
▲ 로스트 레이크 와이너리의 와인들

먼저 중앙에 자리한 '셰프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호주에서 잘 알려져 있는 셰프 마크 베스트(Mark Best)씨가 트러플을 사용해 각종 요리를 만들고 있었고, 고소한 향에 반한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훌륭한 요리에는 와인이 빠지지 않는 법! 인근 펨버튼(pemberton) 지역의 와이너리 로스트 레이크(Lost lake)의 와인들이 제공됐다.

트러플 감자 볶음, 트러플 파스타, 트러플 민물 가재 구이 등 각종 요리에 신선한 샤르도네와 소비뇽 블랑을 곁들이니 앞으로 이어질 축제와 트러플 헌팅이 더욱 기대되기 시작했다. 그 서막이라 할 수 있는 셰프의 요리 시연에 이어 메인 정원에서는 더 많은 요리와 와인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중'편으로 이어짐)

[나보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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