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것도 잘난것도 없다 성형해도 평범한 쏘나타

  • 이승훈
  • 입력 : 2017.04.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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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3]
1) 디자인: 이름 빼고 다 바꿨다
2) 연비: 중형 세단 표준 연비
3) 주행성능: 터보 트림 탔으면 좋을 텐데
4) 승차감과 안전장치: 모든 것이 표준
5) 가격: 경쟁 모델 가격도 너무 싸져서
6) 유지 관리: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다


쏘나타 하면 국민차의 대명사다. 현대자동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량이기도 하다. 현대차 수출 1호인 '포니'도 인상 깊지만 1985년 시장에 나와 '국민차' 반열에까지 올랐던 쏘나타를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쏘나타는 출시 초기에 '소나타'라는 한글 이름을 썼다. 당시에는 판매도 안 좋아서 '소나 타는 자동차'라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1986년부터 한글명을 쏘나타로 바꿨다. 이후 출시되는 'S'로 시작되는 차명도 모두 'ㅆ'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싼타페와 쏘렌토를 들 수 있다.

3세대 쏘나타 때에는 쏘나타(SONATA)의 영문 첫 글자인 'S'가 있으면 'S대(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미신 때문에 트렁크에 부착된 로고가 쥐도 새도 모르게 떨어지는 수난도 당하기도 했다. 길거리에 달리는 차량의 상당수가 '쏘나타(SONATA)'가 아니라 '오나타(ONATA)'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의 자부심을 가졌던 쏘나타는 2014년 7세대인 LF쏘나타를 내놓으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2009년 선보였던 전작인 YF쏘나타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승부했다면 LF쏘나타는 보다 차분해진 모습으로 시장에 나왔다.

'디자인이 심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젊은 층에게 외면받기 시작한 쏘나타는 급기야 지난해 국내에서 8만2000여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간 10만대는 너끈히 팔아치웠던 자신만만한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젊은 층은 파격적인 스타일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한국GM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로 눈을 돌렸다.

급해진 현대차는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서둘렀다. 쏘나타의 새로운 비상을 위해 '뉴 라이즈(New Rise)'라는 별도의 이름도 달았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꿨다"고 말할 정도로 개선된 상품성을 강조했다. 쏘나타 뉴라이즈 2.0 가솔린 2.0 풀옵션 모델을 서울과 경기도 인근을 중심으로 200㎞를 시승했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를 걸어다닌 쏘나타 뉴라이즈. 새로워진 디자인에 대한 현대차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현대차
▲ 지난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를 걸어다닌 쏘나타 뉴라이즈. 새로워진 디자인에 대한 현대차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현대차
1)디자인 ★★★★

확실히 달라졌다. 기존 모델이 평범한 얼굴의 신사였다면 뉴라이즈는 포효하는 야수의 느낌을 줬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의 와이드 캐스케이딩 그릴을 중심으로 힘 있는 볼륨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 전면부의 디자인을 계승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릴 위치를 최대한 아래로 낮추고 캐스케이딩 그릴의 중앙과 외곽의 크롬라인 두께를 차별화하는 등 시각적 집중도를 아래로 끌어내리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뒷모습은 번호판을 범퍼 하단부로 이동해 깔끔한 느낌을 준다. 트렁크 버튼은 현대 엠블럼에 숨겨놓아 불필요한 요소를 줄었다. 디자인을 위해 범퍼 위쪽에 후방카메라를 장착해 기존보다 위치가 낮아졌지만 성능에서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도록 했다. 외장 컬러는 화이트 크림·미드나잇 블랙·발렌타인 레드·그랑 블루·블루 사파이어·쉐이드 브론즈·판테라 그레이·루나 그레이 등 총 8종으로 운영된다.

인테리어에서도 차량 내부의 디스플레이 화면 크기를 키우고 오디오 조작부 등 주요 조작 버튼의 컬러를 메탈 실버로 바꿨다. 상위 모델인 아슬란과 실내 분위기가 유사할 정도로 고급감이 느껴졌다.

쏘나타 뉴라이즈 터보, 쏘나타 뉴라이즈, 기존 쏘나타 비교. /사진=현대차
▲ 쏘나타 뉴라이즈 터보, 쏘나타 뉴라이즈, 기존 쏘나타 비교. /사진=현대차
2) 연비 ★★★☆

쏘나타의 공인연비는 가솔린 2.0 모델이 12.3㎞/ℓ, 가솔린 2.0 터보는 10.7㎞/ℓ다. 디젤 1.7은 16.1㎞/ℓ에 달한다.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딱 대한민국 중형 세단의 표준 연비다. 실제 주행에서도 별 차이가 없었다. 잠실에서 복잡한 올림픽도로를 지나 춘천고속도로로 접어들기까지는 ℓ당 10㎞에도 못 미치던 연비가 시원한 고속도로를 질주하자 바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실제 200㎞가량을 주행한 뒤에 측정한 평균 연비는 12.1㎞/ℓ. 공인연비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최근 자동차의 차체 경량화가 진행되고 파워트레인 성능이 좋아지면서 중형 세단에 있어서도 연비가 좋아지는 차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같은 가솔린 모델인데도 2500㏄ 엔진을 탑재한 닛산 알티마 2.5SL 모델은 연비가 13.3㎞/ℓ에 달한다. 현대차가 조금 각성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모터쇼에서도 등장한 쏘나타 뉴라이즈. /사진=현대차
▲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모터쇼에서도 등장한 쏘나타 뉴라이즈. /사진=현대차
3) 주행성능 ★★★

쏘나타 뉴 라이즈는 기존 쏘나타와 파워트레인에서 변화가 없다. 즉 엔진이나 서스펜션 등 핵심 부품이 같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페이스리프트(부분 모델 변경)에서 주행성능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누우 엔진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속 주행할 때의 답답함은 뉴라이즈에서도 여전했다. 가속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중형 세단에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 성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이는 날렵한 디자인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현대차 측에서는 터보 모델에서는 이러한 느낌을 지워버릴 것이라고 자신한다. 2.0 터보 모델은 국산 중형차 가운데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도 탑재돼 주행성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물 무늬의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도 맘에 들었다. 시승차인 가솔린 모델이 순식간에 '오징어'처럼 못 나 보이는 것도 이유가 있다. 가족을 위한 세단을 고른다면 가솔린 모델을, 나만의 쏘나타를 갖고 싶다면 단연 터보 모델이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그물 모양의 캐스캐이딩 그릴을 장착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주행성능을 크게 높인 쏘나타 뉴라이즈 터보. /사진=현대차
▲ 그물 모양의 캐스캐이딩 그릴을 장착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주행성능을 크게 높인 쏘나타 뉴라이즈 터보. /사진=현대차
4) 승차감과 안전장치 ★★★★

표준 세단이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든 것이 무난하다. 모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잘난 것도 없다. 쏘나타가 대표적이다. 승차감에서도 '편안하다고 느끼기는 뭐하지만 불편함을 찾기 어려운' 딱 이 정도의 승차감을 줬다. 고급감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지만 싸구려 느낌은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안전·편의사양에서는 이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주행보조시스템인 현대스마트센스와 원터치 공기 청정 모드, 내 차 위치 공유 서비스 등 상위 모델인 그랜저급에 장착되었던 것이 대거 탑재된 것이다. '원터치 공기 청정 모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실내 공기가 강제 순환된다.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현대 스마트센스를 체험하기 위해 앞에 장애물이 있는 길을 천천히 달렸다. 장애물이 다가오는데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니 차가 갑자기 급정거했다.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멈추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덕분이다. 주행 중에도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면 핸들 진동으로 바로 알려줬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을 작동시키니 앞차가 달리면 같이 속도를 내고,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같이 속도를 줄였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도 출품된 쏘나타 뉴라이즈. /사진=현대차
▲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도 출품된 쏘나타 뉴라이즈. /사진=현대차
5)가격 ★★★

'쏘나타 뉴 라이즈'는 2.0 가솔린, 1.7 디젤, 1.6 터보, 2.0 터보, LPi 등 총 5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연내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순차적으로 추가된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판매 가격은 2.0 가솔린 모델이 2255만~2933만원, 1.7 디젤이 2505만~3118만원, 1.6 터보가 2399만~3013만원, 2.0 터보가 2733만~3253만원, LPi가 1915만~2540만원이다.

가격 면에서는 기존 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다.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경쟁 차량인 르노삼성 SM6나 쉐보레 말리부보다 최저 가격을 낮게 책정해 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터보 모델을 선택하거나 옵션을 일부 넣으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꼭 어렵다. 여기에 수입차인 닛산 알티마의 최저 가격이 2000만원대 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쏘나타 뉴 라이즈 가격에 큰 매력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전용커버를 씌운 쏘나타 뉴라이즈가 런웨이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현대차
▲ 지난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전용커버를 씌운 쏘나타 뉴라이즈가 런웨이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현대차
6) 유지관리 ★★★★

국민차답게 쏘나타의 유지관리 비용은 합리적인 수준이다. 보험료의 경우 중형 세단 가운데 저렴한 쪽에 속하고 잔고장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역시 연비가 걸린다. 정비에서는 합리적인 부품 가격과 저렴한 공임 등도 강점이다. 엔진 오일 교환이나 각종 소모품 등에서도 수입차는 물론이고 쉐보레나 르노삼성 등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일반부품은 3년 또는 6만㎞, 엔진과 변속기는 5년 또는 10만㎞까지 보증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총점 ★★★☆

역시 쏘나타다. 모든 면에서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어디 하나 프리미엄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표준 중형 세단답게 딱 그만큼의 표준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매년 1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국내에서 많은 사람이 선택하고, 서울 시내 택시의 절반 이상이 쏘나타일 정도로 상품성은 충분히 인정된 차다. 무난한 차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무 고민 없이 선택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이승훈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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