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스포츠의 미래는 어떻게?

  • 김유겸
  • 입력 : 2017.05.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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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사진=매일경제 이충우 기자
▲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사진=매일경제 이충우 기자
[쇼미 더 스포츠-42] 3차 산업혁명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공약을 내놓는 등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산업혁명과 근대화에 대해 일종의 후발주자 콤플렉스가 있는 우리 사회는 이 새로운 혁명에서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과민하다 싶을 정도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 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영향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천명한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는 4차 산업혁명이 그 전 시기 혁명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 중 하나가 바로 방향과 결과를 알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은 커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는 곳이 없다. 소위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이 스포츠 분야에 대해 진단하고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에 대한 대응책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스포츠와 스포츠 산업에 대한 그 어떤 처방이나 청사진도 소설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구체적 대책이나 당장 사용 가능한 정책을 성급하게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스포츠와 관련된 몇 가지 본질적 질문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선 스포츠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해봐야 한다. 로봇공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기계로 신체 일부분을 대신한 선수가 일반 선수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펼치는 것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렇다면 로봇 팔과 다리를 가진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은 스포츠인가 아닌가? 기계의 도움을 받았으니 아니라는 답을 기대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는 어떤가?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 중 하나이며 유전자 조작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르브론 제임스(LeBrone James)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같은 선수들의 장점만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조작한 우성 유전자를 가진 선수가 뛰는 경기는 스포츠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지 않고서 스포츠 또는 스포츠 산업을 위한 대책 또는 구체적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분야별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의 사회·문화적 틀 안에서 스포츠라는 존재 자체는 더 이상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와 산업 전반에 모든 것이 가치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결국 스포츠라는 형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포츠가, 스포츠만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와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가 탄생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핵심가치를 창출하는 다른 분야 또는 존재가 스포츠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은 언제쯤 올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곧 또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 '곧'이 언제냐는 얘기다. 여기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방향과 결과가 불확실한 만큼이나 일치된 견해가 존재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이 언제 스포츠 분야를 강타할 것인가? 많은 이들이 언제 생길지도 모를 일에 마냥 초조해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기에 대한 예측은 정확성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구상을 시간계획도 없이 할 순 없지 않을까? 시기에 대한 체계적인 예측이 이뤄진다면 언제일지 모를 '곧'에 안절부절못하며 미봉책을 내놓지 않고 시간계획에 맞춰 차분하게 필요한 준비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유겸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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