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에 가까운 균질한 와인 '포지오 디 소토' 생산 철학

  • 나보영
  • 입력 : 2017.07.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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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오 디 소토 와이너리 /사진 제공 = 포지오 디 소토
▲ 포지오 디 소토 와이너리 /사진 제공 = 포지오 디 소토
[세계의 와인 기행-33] 토스카나의 와인 중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해야 할 와이너리가 있다. 몬탈치노 남동쪽 언덕에 자리한 포지오 디 소토(Poggio di Sotto)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란 몬탈치노 지역의 브루넬로로 만든 와인을 뜻한다(브루넬로 품종은 산지오베제의 변종인 '산지오베제 그로소'다). 향이 매혹적이고 살집과 균형이 좋으며 세련되고 우아해서 한 번 매료되면 푹 빠지게 마련이다. 이 와인의 마니아들은 '비디엠(B·D·M)'이라고 줄여 부르면서 더 근사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찾는 데 열을 올리곤 한다.

모든 포도는 손으로 수확한다. /사진 제공=포지오 디 소토
▲ 모든 포도는 손으로 수확한다. /사진 제공=포지오 디 소토
지난봄 몬탈치노에 직접 방문했는데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전원 풍경이 미술관 한쪽의 작품 같은 근사한 인상을 주었다. 포지오 디 소토 와이너리의 언덕에서는 해발 200~400m에 펼쳐진 그들의 포도밭이 한눈에 들어왔다.

"포도밭이 마치 그랜드피아노 같은 모양으로 조성돼 있죠? 너른 경사면에 16ha 규모로 펼쳐져 있답니다. 토양도 자갈, 점토, 모래로 다채롭게 이루어져 있어서 포도가 잘 자랍니다. 수령 15~50년 된 나무들이 이 탁월한 대지에서 훌륭한 열매를 맺죠."

와이너리 안내를 맡은 키아라(Chiara)가 설명했다. 몬탈치노의 다른 지역보다 따뜻해서 수확을 조금 일찍 시작하는데 최상의 열매만 선별해 손으로 수확한다고 한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만드는 와이너리들은 대체로 ha당 약 7500㎏의 포도를 수확하는데, 포지오 디 소토는 그 절반 정도인 3000~3500㎏만 수확합니다. 작황이 힘들었던 2014년에는 ha당 1900㎏만 수확하기도 했어요. 중요한 건 언제나 나무 한 그루당 1kg 이하의 열매만 거둔다는 거예요. 최상의 품질을 위해서 생산량을 극한으로 줄이는 거죠."

보통 1ℓ의 와인을 만드는 데 약 1.23㎏의 포도가 사용된다. 와인 한 병이 750㎖ 용량이니 포지오 디 소토의 경우는 한 병에 한 그루 이상의 나무를 투자하는 셈이다. 또한 야생 효모로 발효해 오크통에서 숙성한 뒤 여과하지 않고 병입해 오랜 시간 병 숙성을 거친다.

포지오 디 소토의 와인들
▲ 포지오 디 소토의 와인들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룸에서 '포지오 디 소토 로소 디 몬탈치노' '포지오 디 소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포지오 디 소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까지 세 가지 와인을 시음했다. 대표 와인이라 할 수 있는 '포지오 디 소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48개월 동안 슬라보니안 오크통에서 숙성한 뒤 여과하지 않고 병입해 8개월 병 숙성 후 출시된다. 5~10년 정도 저장해 두었다가 마시면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농밀한 복합미와 완벽하게 균형 잡힌 우아미를 느낄 수 있다고 키아라는 덧붙였다.

"특별한 비밀이 하나 더 있어요. 우리는 매년 포도밭의 구획마다 구분해서 발효하고 테이스팅을 거치면서 와인을 만들어요. 그리고 2년간 오크통 숙성을 거친 뒤에 다시 한번 테이스팅을 한 후에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로 할지 아니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로 할지 결정하죠."

이 말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상위 레벨인 리제르바 못지않은 방식으로 만들어져서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용을 줄이면서 최고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마시고 싶을 때는 포지오 디 소토의 와인이 떠오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떠날 때 키아라는 와인 메이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절대로 더 많이 만들자고 하지 않아요. 항상 더 잘 만들어 보자고 하죠.(He never says make it more, he always says make it better)" 언제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고, 최상에 가까운 평균을 유지하는 것. 그런 철학 그들의 와인에 담겨 있었다.

나보영 여행작가
▲ 나보영 여행작가
[나보영 여행작가]

※2005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주류저널(Liquor Journal)' 수석기자로 여행과 와인을 담당하며 5년 동안 일했다. 퇴사 후 전 세계 와이너리를 여행하며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는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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