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슈퍼 토스카나 구아도 알 타소의 장인정신

  • 나보영
  • 입력 : 2017.07.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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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게리에 자리한 구아도 알 타소 와이너리/사진제공=구아도 알 타소
▲ 볼게리에 자리한 구아도 알 타소 와이너리/사진제공=구아도 알 타소
[세계의 와인 기행-34] 어느 분야에나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도 혁신을 일으킨 천재들이 있었다.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의 오너인 마리오 인치자(Mario Incisa)는 1940년대부터 토스카나 서쪽의 볼게리(Bolgheri)에서 프랑스 보르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그는 마침내 1968년에 와인 명가 안티노리(Antinori)의 오너이자 처조카인 피에로(Piero)의 도움으로 전설적인 와인 메이커 쟈코모 타키스(Giacomo Tachis)를 영입해 보르도 타입의 와인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것이 바로 '슈퍼 토스카나'의 원형인 '사시카이아(Sassicaia)'다.

피에로 안티노리 역시 이모부인 마리오 인치사의 성공에 힘입어 티냐넬로(Tignanello), 솔라이아(Solaia), 구아도 알 타소(Guado al Tasso)등의 슈퍼 토스카나들을 탄생시켜 왔다. 얼마 전 구아도 알 타소 와이너리에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금송나무들이 우산처럼 펼쳐진 오솔길과 높다란 대문 너머의 저택은 첫인상부터 환상적이었다. 마을 저편으로는 중세시대의 성(城)과 망루도 그림처럼 이어졌다.

구아도 알 타소 와이너리 입구
▲ 구아도 알 타소 와이너리 입구
홍보 담당자 루이자(Luisa)가 반갑게 마중 나와 포도밭으로 안내했다. "해안에서 약 5㎞ 떨어진 볼게리 마을은 토스카나 대표 품종인 산지오베제보다는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프티 베르도 같은 보르도 품종 재배에 적합한 토양을 지녔습니다. 해발 45~65m에 펼쳐진 구아도 알 타소의 포도밭에서도 이 품종들과 더불어 토스카나 화이트 품종인 베르멘티노가 자라고 있습니다."

오크통이 가득한 셀러를 돌아본 후 구아도 알 타소의 여러 와인을 시음했다. 세련되고 우아한 레드 와인 '구아도 알 타소 볼게리 슈페리오레'는 검붉은 과실 향과 토스트, 커피, 카카오 향이 매력적이었다. 세컨드 와인인 '일 브루치아토'는 시라 품종이 블렌딩된 것이 특징이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고온 발효하여 타닌과 빛깔을, 메를로와 시라는 저온 발효하여 풍부한 과일 향을 내도록 한다'고 루이자는 설명했다. 베르멘티노 100%로 만든 화이트 '구아도 알 타소 비앙코'는 밝은 황금색과 꽃향, 감귤향, 허브향이 신선하고 우아한 매력을 선사했다.

오크통이 가득한 저장고
▲ 오크통이 가득한 저장고
"볼게리 지역 와인 메이커들은 다양한 품종을 가지고 마치 팔레트에서 여러 색을 섞듯이 다채로운 시도를 합니다. 색상환처럼 무수히 많은 조합을 만들어 보면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가죠. 그래서 볼게리의 와인들을 펼쳐놓고 보면 여러 장인이 지은 개성 있는 테일러 메이드 양복들을 보는 것처럼 즐겁답니다."

안티노리의 3대 슈퍼 토스카나 중 하나인 구아도 알 타소는 2001년 와인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선정한 100대 와인(Top 100 Wines) 중 6위를 기록했으며, 2012년에는 이탈리아 와인 사상 최초로 와인 엔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의 100대 와인(Top 100 Cellar Selection)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장인들의 작품과도 같은 슈퍼 토스카나 중에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일 것이다.

구아도 알 타소의 와인들
▲ 구아도 알 타소의 와인들

나보영 여행작가
▲ 나보영 여행작가

[나보영 여행작가]

※2005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주류저널(Liquor Journal)' 수석기자로 여행과 와인을 담당하며 5년 동안 일했다. 퇴사 후 전 세계 와이너리를 여행하며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는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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