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위에 지은 불법 건물, 소유권은 철거를 명한다

  • 마석우
  • 입력 : 2017.08.0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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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석우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18] 1. 내가 소유한 땅을 누군가가 무단 침범하여 그곳에 건물까지 올렸다면, 나는 토지 소유권을 침해당한 게 된다.

나는 그 건물을 철거해서 원래 상태로 돌려놓을 것과 그 원래 상태로 돌아간 땅을 내게 돌려줄 것을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에 다시는 내 소유권을 방해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까지 가능하다.

이것은 소유권의 힘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모르고 내 땅에 건물을 축조했더라도 건물을 철거하고 내 땅에서 나가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때까지 내 땅을 무단 사용함에 따라 내게 발생한 손해는 어떻게 할까?

이미 발생한 과거의 일이야 원상으로 복귀할 수 없는 일. 법의 이름으로 돈으로나마 그 손해를 배상하라는 명령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이것은 네 잘못으로 발생한 손해이니 네가 그 손해를 메워야 한다는 명령이므로 상대방을 탓할 수 있는 별도의 사유, 즉 내 토지소유권이 너의 잘못으로 침해되었다는 사유가 필요하다. 소유권 침해라는 사실 외에 고의, 과실까지 필요하다는 말이다.

2. 쉽게 끝날 줄 알았던 건물철거 및 토지반환 소송이 1년을 끌었다. 상대방이 제기한 반론이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단기간에 판결이 날 줄 알았다. 예상이 빗나갔다. 측량 감정에 몇 개월, 재판부 인사 이동으로 인해 몇 개월이 소요되면서 결국 1년의 시간을 잡아먹었다.

어쨌든 얼마 전에 깔끔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철거 및 토지 반환, 여기서 더 나아가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까지 받았다. 상대방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으므로 조만간 건물 철거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송을 준비하면서 새삼스럽게 취득시효에 관한 공부를 다시 했고 토지측량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3. 이 사건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다.

내가 몰랐지만 사실은 내 땅 위에 누군가가 건물을 짓고 무단 점유하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 이걸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네이버 지도 등 지적도를 돌려보는 것이다.(사실 확인이 늦으면 취득시효 기간이 경과하여 영원히 소유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시골에 땅이 있다면 한번 확인해 보시라.)

이번 소송에서도 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네이버 지도의 지적도 코너를 이용하여 상대방 건물이 내 땅을 침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입증 자료로서 소장에 첨부해 제출했다.

그러면 네이버 지도의 최근 지적도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최근에 국토교통부는 과거 일제강점기 때 삼각법에 의해 측정된 지적도를 GPS 방식으로 재측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삼각법에 의한 지적도를 GPS 방식으로 측량할 때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소송에서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리서치하는 과정에 알게 되었다.)

그럼 과거의 지적도는 앞서 소개한 판례의 "착오에 의해 작성된 지적도"로서 정정 대상이 되는 것일까?

일제강점기 때부터 내려온 과거의 지적도에 기초해 땅을 구입한 뒤 건물을 올렸는데 GPS 방식에 의해 측량해보니 남의 땅을 침범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지 않을 수 없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과거의 측량 방법을 개선하여 GPS로 전환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여간 아는 분의 의뢰로 시작된 소송이었는데, 토지, 부동산 소송의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유형의 소송, 건물철거 및 토지반환 소송을 오랜만에 다시 수행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덤으로 토지경계, 지적법, 취득시효, 농지정리 등 흥미 있는 사항들을 정리하게 됐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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