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득점 늘어난 K리그 왜 관중수는 늘지 않을까

  • 정지규
  • 입력 : 2017.09.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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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골 이야기(하) : K리그 평균 득점과 관중 수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쇼미 더 스포츠-54] 지난 칼럼 '축구의 골 이야기(상)' 편에서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축구에서 득점이 적게 나오는 이유와, 과거와 달리 골이 점점 귀해지는 이유에 대해 얘기해 보았다. 축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한 부위인 손을 써서는 안 되고, 발을 주로 써야 한다는 점, 경기장의 크기와 골대 및 크기 등의 비율이 작다는 점 등에서 종목 자체의 기본 운영 로직이 득점을 생산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득점의 희소성 때문에 팬들은 한 골, 한 골에 환호하고, 열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에서 골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현대 축구에서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3점이 채 안 되고 있다. 이는 월드컵과 같은 국가 대항전이나, 프로리그 모두 마찬가지이다. 축구경기 내내 많은 장면이 경기장을 들썩이게 하지만, 결정적으로 팬들의 흥분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골이 들어갔을 때다. 그런 점에서 현대축구에서 많은 골이 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한국은 축구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국가대표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자 성인 국가대표팀에 모든 것이 집중된 나라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대다수 국가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는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정도가 좀 심하다. 일례로 지난 8월 31일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최종 예선전이 펼쳐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6만3124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이 경기는 역대 9번째로 많은 관중이 들어찬 경기였다. 대한민국 스포츠사를 통틀어봐도 축구를 제외하고 6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려든 경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 국가대표팀의 뿌리이자 근간이라 할 수 있는 K리그의 현실은 어떠한가? K리그 23라운드까지의 평균 관중은 6719명이었다. 각각 2만3000명이 넘는다는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와 비교해 볼 때, 3분의 1도 채 안 된다. K리그에 팬들이 안 오고, 중계를 보지 않는 데는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K리그에서 많은 골이 나오지 않아 팬들이 외면한다는 주장에 대해 검증해 보고자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대축구에서는 골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지 않는데 이는 어찌 보면 리그와 승강제가 정착되면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짐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리그의 너무 많은 팀들이 지지 않기 위해 수동적인 전술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던 지난 월드컵 아시아지역 조별 예선 최종 2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조 2위라는 상황에서 남은 경기 수는 2경기. 감독 입장에서는 이기는 것, 아니면 지지 않는 것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감독은 이 중 후자를 택했고, 결과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됐다. 하지만 지지 않는 데 집중하다 보니, 공격에 소극적이었고, 2경기 무실점의 빛나는 훈장만큼 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멍에도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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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도 마찬가지다. 올해를 제외한 최근 3년간 K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44점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10여 년간 국가대항전, 리그경기를 막론하고 경기당 평균 득점이 3점이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K리그의 골 기근 현상이 해외 선진 주요 리그 및 우리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일본·중국과 비교할 때, 많이 낮다는 데 있다. 유럽 주요 리그 중에서 가장 높은 경기당 평균 득점을 기록한 리그는 스페인의 라리가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로 최근 3년간 경기당 평균 득점은 2.78점으로 우리보다 0.3점 이상 높았다. 이탈리아 세리에A(2.74점), 영국 프리미어리그(2.66점), 프랑스 리그양(2.54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의 슈퍼리그나 일본 J리그 또한 각각 2.73점, 2.61점으로 우리와는 다소 격차가 있었다. 축구 산업 전체로 봐서 고무적인 점은 최근 들어 거의 대부분 리그에서 공통적으로 경기당 평균 득점이 소폭이지만,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K리그도 마찬가지인데, 2015년 2.4점이 채 안 되던 평균 득점이 2016년에는 2.7점으로 증가했으며, 올 시즌에도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거의 3점대에 육박하는 유럽 주요 리그와 비교할 때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나름대로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다. K리그의 득점 증가는 2016년부터 리그에서 의욕적으로 실시한 동일 승점 시 다득점 우선순위제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주요 축구리그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여서 처음에는 비난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두 시즌이 다 되가는 지금 시점에서 볼 때, 결과적으로 분명 리그의 득점 양산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득점이 양적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질도 좋아졌다는 점이다. 소위 '슈퍼골'이나 '극장골'이 늘어났고, 적어도 K리그를 집중해서 보는 이들에게는 만족감이 커졌다는 게 많은 이들의 평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K리그에서의 골 증가가 관중들과 팬들을 불러들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관중 수는 전년 대비 1700명 정도 줄었다. 평균 득점이 2.39점에 불과했던 2015년과 비교해도 700명 이상 줄었다. 물론 이런 변화에는 과거 잘못된 관행이었던 관중 부풀리기와 무료 관중으로 인한 허수 발생 등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던 현주소는 그러하다. 득점이 늘어나는 건 분명 경기라는 상품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득점이 리그 발전의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다득점은 리그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에서 K리그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지웠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긴 하지만 문제를 푸는 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빨리 정답을 찾아야 한다.

[정지규 스포츠경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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