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면서 건물 임대한 건물주의 책임은?

  • 마석우
  • 입력 : 2017.09.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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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석우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25] 1. 성매매처벌법이 있다. 정식 명칭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률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묶어서 흔히 성매매특별법이라고 부른다. 성매매, 성매매 알선 등 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2004년 3월 22일 제정되었다.

금지 대상 행위 가운데 건물주라면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가 그렇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는 성매매를 알선하는 행위 외에도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거나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 건물주라면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 수 없다.

애초부터 성매매 업소인 줄 알면서 건물을 임대한 경우라면 누가 뭐라고 하랴? 문제는 처음에는 몰랐다가 건물을 임대한 후에야 임차인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건물 제공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임대하는 사례는 어떨까? 이런 경우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할까?

2. 이를 긍정하는 취지의 답을 대법원이 낸 적이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6361).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다)목에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하나로 정한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는 건물을 임대한 후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도 건물 제공 행위를 중단하지 아니하고 계속 임대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오로지 성매매만을 하거나 성매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영업뿐만 아니라 다른 영업에 부수하여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영리의 목적으로 계속적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며, 영업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범죄에 관한 인식은 그 구체적 내용까지 인식할 필요 없이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였다.

만일 호텔 건물주가 그 건물 지하는 유흥주점업자에게 유흥주점 용도로 임대를 주고, 같은 건물의 5, 6층은 호텔업자에게 임대를 주었다고 하자.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유흥주점의 손님이 속칭 '2차'를 나가 그 건물 5, 6층 숙박시설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건물주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는데 이런 상태에서 계속 임대를 준 경우를 생각해보자. 대법원의 답은 이런 경우에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계속해서 임대를 주었으므로 영업성까지 인정되어 형이 가중될 수도 있다.

3. 성매매알선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등)죄를 범하게 된 이 호텔 건물주에게는 어떤 제재가 뒤따르게 될까?

(1) 우선 "영업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에 해당하므로 7년 이하의 범위에서 징역을 선고받거나 70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법 제19조 제2항 제1호).

그러나 정작 두려운 것은 추징금이다. 바로 이 법 제25조 몰수 및 추징 규정이다. "제18조부터 제20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로 인하여 얻은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는 내용이다. 성매매업소에 건물을 임대하고 얻은 수익의 대부분이 몰수되거나 추징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2) 그렇다면 건물 소유자로서 성매매 업소에 건물과 장소를 제공하여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사람이 "그 범죄로 인하여 얻은 금품"으로서 몰수나 추징을 당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이에 대해서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2018. 2. 16.자'로 결정한 2009로3 사건이 일말의 답을 주고 있다.

우선 월 임차료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임대보증금은 어떨까? 건물과 그 대지에 대한 시가 상당액까지 추징이 가능할까? 위 결정에서는 월 임차료까지만 인정하고 임대료나 건물이나 대지의 시가 상당액에 대해서는 추징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을 하였다. 다만 하급심 결정에 불과하므로 임대차 보증금, 나아가서는 건물이나 대지의 시가 상당액에 대한 추징의 위험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돈에 욕심이 어두워 불법을 묵인한 대가치고는 매우 가혹한 결과다.

4. 처음에 건전업소로 알고 임대했다가 임대차 기간 중 성매매 업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대차 계약상 위약금 약정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임차인이 임차주택을 계약 또는 그 주택의 성질에 따라 정해진 용법으로 이를 사용, 수익하지 않은 경우(민법 제654조에 따른 제610조 제1항의 준용)"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건물임대업이 어려워져 임차료 회수에 곤란을 겪더라도 불법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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