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죄 고소장에 필요한 직원 개인정보 어떻게?

  • 마석우
  • 입력 : 2017.10.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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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석우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26] 1.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요건이 필요하다.

형법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그 요건으로 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형법 제356조). 따라서 배임죄 고소장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요건에 관한 입증 자료를 필수적으로 첨부해야 한다.

가령 경쟁 회사에 스카우트될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재직 중에 빼돌린 소속 직원을 고소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통상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침해죄 외에 업무상배임죄를 고소의 죄명으로 삼는다. 이때도 업무상 배임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범행 당시에 회사의 직원이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 경우 회사 직원의 업무상배임죄 고소장에 재직증명서, 퇴직증명서 등을 필수적으로 첨부해야 할 이유이다.

2. 어떤 회사의 의뢰로 업무상배임죄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침해죄의 고소장을 작성하며 회사에서 보내준 서류들을 검토하다가 주춤했다. 재직증빙서류가 필요하다는 말에 따라 회사에서 보내 준 '인사기록카드', 이것을 제출할지 여부가 고민이었다.

직원이 퇴직한 이상 개인정보보호법상 인사기록카드를 파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계속 보관하기 위해서는 퇴직시에 직원으로부터 동의를 받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이걸 제출했다가 오히려 직원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하면 회사가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닐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귀한 자료를 찾았다.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인사·노무편'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2012)라는 자료였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설명을 보자.

질문) 퇴사한 직원의 개인정보는 언제 파기해야 하나요?

답변) 퇴사 후 3년이 지나고, 보유기간이 종료된 후 5일 이내에 파기하세요. 근로기준법에서 퇴직근로자의 사용증명서 청구권 행사기간을 3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증명서 발급을 위한 퇴직근로자 개인정보 보존연한은 최소 3년입니다. 단, 경력증명 등 퇴직근로자의 사용증명서 발급을 위해 3년 이상 보관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근로자에게 동의를 받아서 보관하면 됩니다.

※ 관련법률 : 개인정보 보호법 제21조(개인정보의 파기), 위반 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근로기준법 제39조(사용증명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9조(사용증명서의 청구)

바로 근로자의 사용증명서 발급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오히려 3년간은 퇴직근로자의 개인정보를 보존해야 하고, 3년 이상 보관하고자 할 때만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근기법상 사용증명서라는 건 뭘까? 근로자가 퇴직한 후 새로운 직장에 재취업 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근무한 직장의 사용자가 근무경력 등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이를 사용증명서라고 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는 퇴직한 노동자가 청구할 때에는 사용자가 사용증명서를 교부할 것을 명하고 있다. 법은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긴다.

사용증명서에는 사용기간, 업무의 종류, 지위와 임금 기타 필요한 사항 중에서 노동자가 청구하는 사항만을 기재해야 한다. 사용증명서의 목적은 퇴직한 노동자의 재취업에 유리하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노동자가 재취업에 불리하다고 생각해 요구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사용자가 임의로 기재할 수는 없다. 개인정보 파기 원칙에 대한 법령상 예외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예로 보여진다.

3. 나는 어떻게 했을까?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소지는 없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왠지 직원의 개인정보가 상세히 기재된 인사기록카드를 제출하는 것이 꺼림칙하다. 배임행위 당시에 회사에 재직중이었던 것만 입증하면 충분하므로, 그냥 재직기간이 적혀 있는 퇴직증명서만 제출하기로 하고 회사 담당자에게는 이런 사항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우리 시대의 화두인 것 같다. 마치 거래행위에 관한 법적 검토를 하면서 항상 세무적인 이슈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 하듯이 개인정보보호의 문제를 늘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큰 형사사건을 맡은 적이 있는데 피해 근로자의 재직증명서 등 인사기록 일체를 제출해달라는 수사기관의 협조요청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상 3년치의 기록밖에는 보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만 제출하기도 했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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