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질문.댓글 꾸며 경쟁사가 공격한다면...

  • 마석우
  • 입력 : 2017.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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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석우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35] 심혈을 기울여 출시한 신제품 X를 출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시장 반응이 터지기를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던 당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포털 사이트에서 해당 제품과 관련된 묘한 글을 보게 된다.

"X제품과 Y제품 중 뭐가 좋나요?"

노골적으로 이번에 출시한 당신 회사의 제품과 경쟁사의 경쟁 제품을 노골적으로 비교하는 제목과 함께 은근히 당신의 제품 X의 기능을 깎아내리는 답변 글이 달려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인터넷 포털 아이디가 A인 사람이 질문을 던지고 그 밑에 아이디가 B인 사람이 답변을 달아 놓았다. A의 질문 내용은, Y제품은 이런 점이 좋고, X제품은 이런 점이 좋기는 한데 이런 점이 불편하다. 어떤 제품이 더 좋은지 추천해달라는 내용이다. 여기에 대해 B는 X 제품과 Y 제품을 구체적으로 비교한 후, 자신은 X 제품이 불편하여 Y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을 달아 놓았다. 일반 고객이 질문을 던지고 제품에 대한 전문가 혹은 사용 경험자가 답변을 한 형식이다. 방문자 수와 아래 달린 댓글 수가 만만치가 않다. 당신으로서는 식은땀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먼저 이런 게재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부터 살펴보자.

정보통신망법(정식 명칭은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은 정보통신망의 이용자가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인터넷)에 유통시켜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 이 인터넷 게재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하고 신제품 매출에 영향을 미쳐 영업에 방해가 되었다면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형법상 영업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신으로서는 상대방의 아이디만 알고 있을 뿐 이름이나 주소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래서는 민사소송도 그렇고 형사고소도 진행할 수 없다. 사이버수사대 실력을 믿고 무작정 형사고소를 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연한 기대를 걸고 형사고소를 제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런 고민을 하며 정보통신망법을 살피던 당신에게 한 개의 조문이 눈에 확 들어온다. '특정 이용자에 의한 정보 게재나 유통으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명예훼손분쟁조정부에 해당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당 이용자의 정보(성명·주소 등)를 제공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 조사해 보니 가령 포털사이트 N사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에 닉네임 ○○○로 허위사실과 욕설을 게재한 게시자의 정보를 청구하였는데 이를 받아들인 결정예가 소개되어 있기도 했다.

용기를 얻은 당신은 이용자정보의 제공청구를 하였고 마침내 문제된 글의 주인공을 알게 된다. 그런데 웬걸! 이 게재글의 답변자도 그렇고 심지어 질문자도 경쟁 업체 임직원이 아닌가? 혹시나 해서 얼마 전 동종업계 모임에서 받은 명함을 찾아보니 이메일 아이디와 게재글 아이디가 일치한다.

여기까지 확인한 당신은 다시 법전을 뒤진다. 표시·광고법(정식명칭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다. 이 인터넷 게재글이 광고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있기는 했지만, 표시광고법은 경쟁사업자의 것과 부당하게 비교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비방적인 표시광고나 거짓으로 이용후기를 작성하여 소비자를 속이는 이용후기 광고 등을 여기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응되는 자료를 거의 완벽하게 구비한 당신은 경쟁업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기회를 주기로 한다. 상대방의 잘못을 기술한 내용증명에 여기에 대응하는 증거자료를 첨부하여 경쟁업체에 보내면서 사과 공문을 보낼 것, 위법행위자에 대한 문책을 하고 그 결과를 보내 둘 것을 요구했다. 게재글이 사실이 아니며 어떤 경위로 게재된 것인지 알리라는 요구까지 담았음은 물론이다.

이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며 그 사이에 당신이 취해 놓을 또 하나의 조치가 있다. 시장의 평판을 잃어버리면 아무리 나중에 보상을 받더라도 모두가 헛일 아닌가? 바로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의의 임시조치 제도를 이용해보자는 말이다. 포털사이트인 N사나 D사도 '게시중단 요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령 N사의 서비스 상에서 다른 회원의 게시물이 해당자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명예를 훼손한다고 생각되거나, 초상권 혹은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그 게시물을 임시로 게재 중단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임의의 임시조치 기간은 30일 이내이다. 어쨌든 신제품에 대한 부당한 평가가 담긴 게재글에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는 것을 임시적으로나마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억할 만한 제도다.

경제활동의 흐름이 인터넷으로 옮겨진 지 오래고, 지금은 스마트폰 속 사이버 세상에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입을 통해 전파되던 것에 비해 클릭 한 방에 어떤 제품,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가 급속도로 전파되고는 한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되 허위 사실로 인해 치명적 손실을 초래하는 일도 없어야 할 일이다.

** 이번 글에서 인용된 사례는 실제 사안에서 힌트를 얻어 단순하게 변형한 것입니다. 이 글을 참고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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