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 하나로 호주 평정한 '디 엑스팩터' 우승자 임다미의 고백

  • 박창영
  • 입력 : 2018.04.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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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컬처 DNA] 2013년 호주의 슈퍼스타K 격인 '디 엑스팩터(The X Factor)'에 한국계 임다미(30)가 등장했을 때 심사위원들은 의심의 눈빛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았다.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임다미는 4일 오전 8시(현지시간) 케이컬처DNA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무대에 올랐을 때 심사위원의 냉담한 반응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제가 원래 노래하던 곳은 주로 한인 교회였거든요. 교회에서 노래를 부를 땐 잘하든 못하든 반응이 따뜻했어요. 그런데 '디 엑스팩터' 무대에 올랐을 때는 심사위원들이 제가 하는 모든 말에 황당해하고, 차갑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최근 4집을 발매한 임다미가 앨범용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 최근 4집을 발매한 임다미가 앨범용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2013년 호주 오디션 프로그램
▲ 2013년 호주 오디션 프로그램 '디 엑스팩터'에 출연한 임다미에게 한 심사위원이 웃음기 없는 얼굴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눈빛의 온도는 그가 '히어로(Hero)'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변했다. "노래하는 것엔 어쨌든 자신이 있었거든요. 노래하면 원래대로 잘 할 것이고. 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나는 계속 노래를 하고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거죠." 임다미는 그 기세로 '디 엑스팩터'의 사상 첫 동양인 우승자가 됐으며 결승전에서 소개한 신곡 '얼라이브(Alive)'로 호주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임다미의 노래를 들은 심사위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온몸으로 환호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임다미의 노래를 들은 심사위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온몸으로 환호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임다미가 4집 '아이 히어 어 송(I hear a song)'으로 돌아왔다. 어쿠스틱 재즈 앨범을 표방하는 그의 신보는 챗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밸런타인(My Funny Valentine)', 빌리 홀리데이의 '갓 블레스 더 차일드(God Bless the Child)' 등 고전 재즈부터 비욘세의 댄스 곡 '러브 온 탑(Love On Top)'까지 세대를 망라한 명곡을 수록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훈련받아왔어요. 보컬도 재즈 쪽으로 먼저 시작했거든요.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한 지 5년 차가 되니깐 제가 원래 하던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앨범에는
▲ 이번 앨범에는 '아이 히어 어 송(I Hear a Song)'과 '라이크 어 첼로(Like a Cello)' 등 두 곡의 자작곡도 포함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동양인은 보통 서양인보다 약한 성대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도 임다미 씨가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디 엑스팩터'에서 우승하고, 또 2016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준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요.

▷저도 사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깐 욕심 내지 말고 내 스타일대로 하자'고 마음먹었죠. 동양인이 선보일 수 있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보여주자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게 파워풀한 목소리를 점점 더 많이 기대하시더라고요. 저는 전혀 잘하는지 몰랐는데 그때 파워풀한 창법에도 강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다미 씨가 작곡한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곡을 쓸 때 제 자신을 생각하면서 써요. 그래서 노래에도 개인적인 내용이 담기죠. 어렸을 때는 저도 스스로의 이야기를 숨기고 또 포장하려 했던 것 같은데요. 그러면 대중은 다 눈치채더라고요. 대중은 음악이나 예술에서 진실성을 원하는 거죠.

-호주는 아직까지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나라로 알고 있는데요. 다미 씨를 통해서 위로받았다는 사람도 있나요.

▷네. 그런데 특별히 동양인에 국한된 건 아니에요. 한국, 베트남같이 동양에서 오신 분들이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또 레바논 같은 유럽에서 오신 분들이 '이민자로서 당당한 삶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시죠.

-"여기서 잘되지 않아도 나는 노래를 계속할 거다"라는 마음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하셨는데요.

▷교회든 어디든 노래는 계속할 생각이었거든요. 지금도 그런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여러 한국 K팝 가수들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가끔 부담감 때문에 안 좋은 사고도 많이 생기죠. 주변에서 주는 압박이 얼마나 힘든 건지 저도 공감이 돼요. 그런데 제가 나이가 들어서 인기가 점점 시들어가도 음악은 그것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거예요. 음악은 크고 작은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면 된다, 그 마음 가짐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신보를 낸 후에 어떤 일상 보내고 계신가요.

▷앨범이 나온 지 일주일 좀 넘었는데요. 하루에 세 도시씩 돌아다니면서 프로모션 하느라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요. 또 영연방 국가들끼리 펼치는 일종의 올림픽게임인 '커먼웰스게임'이 4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리거든요. 거기에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하고 노래도 부르게 됐습니다. 여러 국가가 대항하는 스포츠 행사에서 무대를 선보이게 된 건 처음이에요.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남겨주세요.

▷새 앨범과 관련해 한국 활동도 준비하고 있어요. 곧 한국 팬들께 이번 노래를 직접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예요. 언제일진 모르지만 한국서 단독 공연도 반드시 가질 겁니다.

[박창영 기자]

임다미 4집
▲ 임다미 4집 '아이 히어 어 송' 앨범 재킷. 신보에 수록된 전곡은 멜론, 지니뮤직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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