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을 마차로 누비며 '와인 한 잔' 그 황홀함 - 뷰 마넨 와이너리(상)

  • 나보영
  • 입력 : 2018.04.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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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마넨 와이너리의 수확기 풍경 /사진 제공=뷰 마넨
▲ 뷰 마넨 와이너리의 수확기 풍경 /사진 제공=뷰 마넨


[세계의 와인기행-52] 한국은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지만, 남반구의 나라들은 한창 수확기를 맞고 있다. 남반구 대표 와인 생산지인 칠레는 지금이 바로 포도를 따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는 시기다.

세계에서 가장 좁고 긴 나라인 칠레의 지도를 보면, 아콩카과 밸리(Aconcagua Valley),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 산안토니오 밸리(San Antonio Valley),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카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 콜차과 밸리(Colchagua valley) 등의 와인 생산지가 길고 좁은 국토를 따라 이어진다.

"칠레는 안데스, 태평양, 남극해, 아타카마 사막이 동서남북으로 방어막을 이뤄 병충해가 넘어오지 못하는 청정 지역이에요. 19세기 후반, 와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필록세라(Phylloxera)가 창궐해 전 세계 포도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을 때에도 칠레의 천연 요새는 뚫리지 않았죠." 와인 생산지를 여행하는 동안 칠레와인협회(Wines Of Chile)의 디렉터 앙헬리카(Angelica)는 이 말을 여러 번 강조하곤 했다.

19세기 후반 포도나무 진딧물인 필록세라에 치명적인 해를 입은 유럽 와인 생산자들이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의 새로운 땅을 찾았는데 칠레도 그중 하나다. 이후 1970년대부터 칠레는 전 세계로 와인을 수출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부터 집중적인 노력과 투자가 이루어져 뛰어난 품질의 와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뷰 마넨 와이너리의 마차 투어 /사진 제공=뷰 마넨
▲ 뷰 마넨 와이너리의 마차 투어 /사진 제공=뷰 마넨

특히, 남위 30~40도에 걸쳐 있는 포도 재배지는 북반구의 레드 와인 명산지인 나파 밸리와 동일 위도상에 자리해 레드 와인 생산에 탁월한 기후 조건을 지녔다. 남쪽에 있는 콜차과 밸리는 대표적인 레드 와인 생산지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르미네르 등 핵심적인 레드 품종들이 자라고, '몬테스(Montes)' '산페드로(San Pedro)' 같은 유수의 와이너리들이 이곳에서 와인을 만든다.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투어 프로그램도 있어서 여행자와 미식가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는데, 특히 뷰 마넨(Viu Manent) 와이너리는 '콜차과 와인 관광의 개척자(pioneer of wine tourism in the Colchagua)'로 불린다. 와인 시음은 물론 요리 수업도 열리고, 승마나 포도밭 마차 투어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마차에 올라 근사한 와인을 마시며 포도밭을 누빌 수 있다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뷰 마넨 와이너리의 오너 호세 미구엘 뷰 보티니 /사진 제공=뷰 마넨
▲ 뷰 마넨 와이너리의 오너 호세 미구엘 뷰 보티니 /사진 제공=뷰 마넨

게다가 2000년대부터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저널리스트 등으로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와이너리이며, 오너인 호세 미겔 뷰 보티니(Jose Miguel Viu Bottini)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해 한국 애호가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직접 도착해 근사한 포도밭을 본 순간 기대에 잔뜩 부풀 수밖에 없었다. 포도밭 마차 투어, 와인 셀러 투어와 시음, 그리고 칠레 음식 홍보대사인 유명 셰프의 쿠킹 쇼도 준비돼 있었다. 지구 반대편 끝자락에서의 특별한 하루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중'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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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영 여행작가]

※잡지 기자 시절 여행, 음식, 와인 분야를 담당한 것을 계기로 여행작가가 됐다. 유럽,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안 다니는 곳이 없지만 특히 와인 생산지를 주로 여행한다. 매경프리미엄 외에도 '한국경제신문'과 '와인21 미디어'에 본인 이름을 건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더트래블러' 'KTX매거진' '무브' 등 여행 전문지에도 기고한다. 2018년 봄엔 가까운 식도락의 도시 후쿠오카를 다룬 여행서도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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