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 허연
  • 입력 : 2018.11.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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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폰카 아포리즘-39]

#79

회전목마는 추억이다. 아무리 최신식 놀이기구가 즐비한 놀이공원이라해도 회전목마는 반드시 있다. 21세기 첨단 놀이터에 비잔틴시대부터 만들어진 회전목마가 건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회전목마는 정지상태로 남아 있는 유년의 기록 같다. 회전목마를 보고 있으면 괜히 눈물이 난다.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나의 회전목마'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당신은 나를 황홀케 해요. 나의 회전목마. 당신에게 안기면 나는 언제나 축제. 세계 일주라도 할 수 있어요."

#80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J D 샐린저는 참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독하게 은둔자로서 살았는데 당대의 영화감독 엘리아 카잔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을 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 아마 홀든(호밀밭의 파수꾼 주인공)이 싫어할 거야."

그는 소설을 썼고, 소설을 살았고, 소설로 죽었다.

#81

소년의 말에는 욕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의 말에는 복선이 있다. 소년은 자기 말을 한다. 하지만 노인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자신의 말인 것처럼 한다.

#82

서구인들은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퍼포먼스를 신기해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주입통제식 훈련으로 만들어낸 것들을 신기해한다. 사회주의 국가의 서커스나 집단체조, 마스게임 같은 게 그것들이다. 한국 아이돌 군무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런 것 아닐까.

[허연 문화전문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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