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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옮기기 전에 봐야 할 10가지 체크리스트는?

  • 이승환 책임
  • 입력 : 2016.04.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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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5] 2007년 영화 '버킷 리스트' 덕분에 한동안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등 여러 콘셉트의 리스트가 나돌았다.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직장인이 가장 후회할 때가 언제일까? 글쎄, 내 생각엔 이직·취직 직후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 반드시 봐야 할 10가지 재무제표 체크리스트를 살펴보자.

JCL(Job Check List) No.1 - 회사의 기본적인 실적은 최소 4년치를 확인하자. 기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힘을 드러낸다. 매년 흑자를 내며 성장하는 회사면 더없이 좋다. 손익계산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엑셀 표로 만들고, 이왕이면 그래프로 변환해 보자. "전년 대비 18% 성장률이라…굿굿" 내가 갈 회사의 상황이 꼭 '아모레퍼시픽'처럼 좋지 않을 수 있다. 어느 회사든 과거 4년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세를 통해 성장성을 미리 확인하자.
FY12~15 아모레퍼시픽 별도 재무제표
▲ FY12~15 아모레퍼시픽 별도 재무제표


JCL No.2 - 회사 규모도 비교해 보자. 재무상태표는 회사가 사업 첫 연도부터 누적시킨 자산, 부채, 자본을 나타낸다. 특히 자산총계는 그 회사의 규모를 상징한다. "종로에 30층짜리 본사 건물이 있고, 창원에 공장용지가 10만평이다." 이런 것을 다 포함한 숫자가 자산총계다. 전에 다니던 회사랑 비교해도 좋고, 경쟁사와도 견주어 보자. OCI는 표백제인 과탄산소다 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지금은 태양광발전 기업의 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 세계 3대 제조업체이며,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세계 1위 생산업체다. 자산총계가 7조4187억원에 달한다. 경쟁사가 어디인지는 인터넷 포털 증권정보 사이트를 통해 찾을 수 있다. 재무상태 표를 통해 경쟁사와 내가 관심 있는 기업의 규모를 비교 표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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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증권정보 OCI - 2016.4.6 기준
▲ 네이버 증권정보 OCI - 2016.4.6 기준


JCL No.3 - 회사 주인이 누구인지 눈여겨보자. 주식회사는 대주주가 존재한다. 회사 홈페이지에 사장 이름을 보고 "저분이 회사의 주인이구나! 앞으로 저분처럼 주인의식을 가져야지"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참 순진한 직장인이다. 재무제표 주석 1번 '일반사항'에는 회사 주주 현황에 대한 정보가 있다. (주)재산커뮤니케이션은 이재환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환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많은 의미를 갖는 정보다.

FY15 재산커뮤니케이션 감사보고서
▲ FY15 재산커뮤니케이션 감사보고서


JCL No.4 - 경영진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나? 기업이 아무리 조직이고,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도 CEO의 역량은 중요하다. "나야 사장님 볼 일이 없으니까 상관없다." 직장인이 이런 마인드라면 다소 걱정스럽다. 살다 보면 물론 그 외에 신경 쓸 게 많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체크하자. 상장사는 감사보고서 외에 사업보고서라는 두꺼운 자료를 공시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권오현 씨다. 연봉은 149억5400만원이다. 사업보고서 '임원 및 직원의 현황'에 가면 학력, 이력, 연봉 등 포털에서 찾을 수 없는 개인정보가 공개돼 있다. 그만큼 CEO의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FY15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 FY15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JCL No.5 - 임원이 뭐 중요한가? 당장 내가 얼마 받을 수 있고, 직원들은 어떤지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업보고서 '임원 및 직원의 현황'에서 직원 1인 평균 급여액, 직원 수, 근속기간도 확인할 수 있다. 건설회사 중에 가장 평균 연봉이 높은 데가 대우건설이다. 그렇지만 잘 살펴보면, 어느 부서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있다. 해외건설 현장, 특히 위험한 지역에 근무할 때 연봉이 높다고 한다. 어쩌면 이게 JCL 4번보다 중요하다.

FY15 대우건설 사업보고서
▲ FY15 대우건설 사업보고서

JCL No.6 - 회사가 어떤 분야에서 강점이 있지? 회사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 가고 싶은 부서'에만 몰입하면 안 된다. 갔더니 다른 데로 보내면 어쩌려고…. 그도 그렇지만 우선 회사가 잘돼야 내가 된다. 무슨 '꼰대'같은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조직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개인 역량보다 팀, 본부, 계열사 역량이 우선시된다. 평가조차 그렇다. 나만 잘나서는 성과급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잘나야 한다. 그러므로 회사 사업현황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사업보고서 '사업의 개요'에는 기업의 사업부문 정보, 성장성, 리스크까지 기업 스스로 분석한 내용이 들어 있다. 옐로모바일은 80여 개 회사가 합쳐진 복잡한 기업이다. 외부에서 이해하기 정말 어렵다. 그들이 규정한 데로만 읽어 봐도, 정보로는 충분하다.
FY15 옐로우모바일 사업보고서
▲ FY15 옐로우모바일 사업보고서


JCL No.7 - "작은 회사라서 가족 같을 거야." 가봤더니 계열사가 10개란다. 조금 어렵지만 재무제표 주석 중 '관계기업 및 종속기업 투자' 항목을 찾아보면 계열사 구조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지분율이 50% 이상 되면 아들 회사인 종속회사이고 그 이하면 관계회사라고 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2가지 이유다. 혹시나 종속 또는 관계사가 부실해서 모기업이 어려워질 수 있는지와 나중에 정년 이후에 갈 수 있는 계열사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너무 멀리 봤나?' 물론 다들 나름의 계획이 있겠지만, 직장인으로 최우선의 덕목은 '가늘고, 길게, 평강히'라는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필자 기준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대창단조라는 회사가 있다. 중장비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가 5개 종속 및 관계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들어 간 후에 "이 과장님은 ○○ 소속으로 발령 냈습니다. 아마 내년쯤 그쪽 사업부로 합류하실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당황하지 말고…'가 돼야 한다.

FY15 대창단조 감사보고서
▲ FY15 대창단조 감사보고서

JCL No.8 - "나는 기획부서라 영업과는 상관없어요." 3년 차 이상 직장인이 이런 말을 했다면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집단이다. 부서 중의 꽃은 기획이 아니다. 영업이다. 영업은 영원(永遠)하다.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한 회사도 영업망이 튼튼하면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대는 오히려 힘들다. 옮길 회사의 영업 구조가 어떤지 확인해 두자. 재무제표 주석 '영업부문'을 검색해 보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제품이 기여도가 높은지 확인할 수 있다. 돈 버는 데가 기업에서는 우선순위가 '짱'이다. 이마트 영업부문 정보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그 외 지역'이 쏠쏠하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본사는 영업손익이 마이너스다. '본사 쪽은 스트레스 좀 받겠는 걸!' 이 정도 센스는 탑재하고 가야 한다.

FY15 이마트 감사보고서
▲ FY15 이마트 감사보고서

JCL No.9 - JCL 1~8번까지 항목을 통해 기업문화를 추측하자. 대단한 추론 능력과 분석 기법이 필요 없다. 그냥 1~8번 리스트 적어 본 것과 느끼는 바를 통해 '회사 분위기가 어떨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실적은 좋고, 덩치도 있네. 아 사장님이 기술 쪽 분이네. 직원들이 오래 다니나봐. 연봉은 그리 높지 않지만 근속연수가 기네. 조금 지는 사업 분야구나. 계열사가 5개라. 그래도 탄탄한 영업망이 있어서 실적이 좋았구나. '흠 오래된 임직원도 많고, 크게 경쟁사도 없으니, 여긴 좀 보수적일 거 같은데…' 산업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 있다면 기업문화도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다. 1~8번까지 재무제표를 통해 얻은 정보는 외형 지표다. 알다시피 직장생활의 백미는 사무실 분위기다. 주관적인 사항이지만 기업의 실적이나 구조는 문화에 영향을 미친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는 연공서열 따지고, 군대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 금융이 최첨단 산업이라고는 하지만 돈으로 돈을 버는 회사에서 규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스에이엠티는 반도체 유통·판매를 하는 회사다. 기술 관련 업체 같아 보이나 유통망을 장악한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키코 사태로 많은 손해를 입었지만, 버티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이런 회사는 아무래도 안정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추론해 본다. 그러지 않았으면 오히려 외부 충격에 버티질 못했을 것이다.
FY15 에스에이엠티 사업보고서
▲ FY15 에스에이엠티 사업보고서


JCL No.10 - 재무제표에 나온 수치는 아니지만, 거시지표도 참고해야 한다. 이직 타이밍은 개인적인 문제다. 여러 가지 요소가 회사를 떠나게 만든다. 사람일 수도, 비전일 수도 그리고 가장 직접적인 것은 급여, 근무환경, 직업만족도다. 그러나 떠날 때 사회경제 전반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 침체 시기에 사람을 뽑는다는 건 회사가 어려워 이탈자가 생겼을 수도 있다. 안 좋은 상황에서 오픈된 빈자리는 힘들 수 있다. 반대로 호황기에 인력이 더 필요해서 마련된 기회라면 잡아야 한다. 새로 간 기업에서 기여하고,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기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종합주가지수와 같이 시장에 민감한 지표가 좋다. 전체가 아닌 업종별로 나뉜 것도 좋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종합주가지수다. 2000년에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면 2008년과 2011년은 이직하기에는 좋은 타이밍은 아니다. 최근 4~5년간의 저성장 기조도 종합주가지수가 잘 보여준다.

2000~2016 종합주가지수
▲ 2000~2016 종합주가지수

 항상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잘 살펴보고, 꼼꼼히 체크한 뒤에 결정하면 그나마 후회가 적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위해 재무정보를 제공한다. 경영활동은 단지 숫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제표에는 각종 중요한 정보도 함께 담고 있다. 직장인도 기업의 밀접한 이해관계자다. 재무제표를 더 많이 읽어 보길 바라며, 이직할 때 꼭 JCL은 챙겨야 한다. 그것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새 명함을 만들기 전에 말이다. 사례로 든 모든 회사 정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가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승환 책임]

이승환 책임은 회계를 쉽게 이해하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회계공부는 재무제표를 읽는 것부터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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