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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난에 몸살앓는 中·日, 원인은 서로 달라 눈길

  • 박대의
  • 입력 : 2017.04.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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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블룸버그
▲ /자료=블룸버그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3] 바야흐로 '택배의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택배원이 원하는 상품을 내가 있는 곳까지 가져다 주는 시대가 찾아왔다. 소비자는 직접 움직이지 않아 좋고 판매자는 자리에 앉아서 돈을 버는, 누구도 손해볼 것이 없는 이상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배송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과 달리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해주는 택배원은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택배원 부족 현상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문제로 고민하지만 서로 다른 원인을 가졌기에 해결책을 찾는 방식도 다르다.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무인 배송'이 떠오르고 있지만 당장은 사람이 없이는 물건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는 어떤 식으로 택배난에 대응하고 있을까.

◆전자상거래 업체가 택배 안정화에 투자하는 중국

중국의 택배 산업은 13억명의 인구만큼이나 엄청나다. 지난해에만 중국 전역을 오간 택배 건수가 무려 313억건에 달한다. 2015년과 비교하면 50%나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이를 배송할 택배원이 부족해 베이징, 상하이, 산둥성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배송이 지체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배송 지연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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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물품을 받지 못한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일어났다. 배송되지 않은 물품들이 창고에 널브러진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사진에는 "4000개가 넘는 소형 박스들이 널브러져 있었다"는 촬영자의 설명이 덧붙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택배원 파업으로 난장판이 된 창고 내부. /자료=웨이보
▲ 택배원 파업으로 난장판이 된 창고 내부. /자료=웨이보
이 사태는 지난해 12월 한 택배업체 종사자들이 임금체납에 항의하면서 배송 중단 사태가 일어나자 참지 못한 고객들이 직접 창고를 찾으면서 드러났다. 자기 물건을 찾으려고 다른 물품들을 헤집어 놓으면서 창고 내부는 난장판이 됐다.

사실 중국에서는 예전부터 택배 기사들이 물품을 던지는 '난폭 배송'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이번 만큼 택배 관련 논란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이처럼 중국에서 택배난이 급격하게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는 배송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인 소비 중 인터넷을 통한 구매가 전체의 10%를 넘어서는 등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충족할 만한 배송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중국 택배원은 2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지방에서 도시로 건너온 청년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하루 200개 정도 물건을 배달하고 5000위안(약 83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다. 대졸자 초봉에 버금가는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력난이 부각되기 시작한 이유는 배달음식 애플리케이션(배달앱) 서비스 쪽으로 택배원들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택배로는 1건당 1위안(약 170원)의 수익을 얻는 데 비해 배달앱의 경우 한 번 배달하는 데 8위안(약 1330원)을 벌 수 있다. 기존 택배원들은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돈 벌 기회도 많은데다 10배는 더 벌 수 있다는 기대 속에 택배 시장을 떠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택배업체들은 택배원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2배 이상 늘렸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젊은이들의 발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당장 물품을 배달해야 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시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JD닷컴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택배망을 확충하고 있다. 배송비가 일반 택배에 비해 비싸다는 단점은 있으나 안정적으로 물품을 배송한다는 점에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업계 1위인 알리바바는 JD닷컴과는 달리 신생 택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스타트업은 알리바바로 주문이 접수되면 주변 지역에서 바로 배송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소유자를 찾아 물품을 전달한 뒤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택배계의 우버'로 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 온라인 식료품 시장이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유형의 택배 서비스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오프라인 시장까지 정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능동형 서비스'로 퀄리티 유지하려는 일본

일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일본 전체적으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택배업의 임금 수준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탓에 청년층의 기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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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수송 인력 부족에도 일본의 택배 수요 증가세는 매섭다. 일본 최대 택배업체 야마토운수가 지난해 배달한 택배 건수는 18억6756만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에 1억3600만건이나 늘었다. 야마토운수가 배송한 택배는 2004년 처음으로 연간 10억건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늘었으며 15년 전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2배 이상 커졌다.

늘어가는 택배 수요와 더불어 서비스도 향상됐다. 택배원들은 수령자가 지정한 시간에 배송을 하거나 부재시 원하는 시간대에 다시 방문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택배 수요와 배송 인력 공급이 반비례 곡선을 그리면서 업체들이 서비스 질을 유지하 는데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야마토운수는 일본 택배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위기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가장 먼저 보이고 있다. 택배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택배 배송 접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배송 시간도 기존 오후 9시에서 8시로 1시간 앞당겼다. 오는 6월부터는 피크타임인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에는 배송시간 지정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인력 증강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물품 수령에 나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하고 있다. 야마토운수는 2022년까지 전국에 5000개 설치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던 택배보관소 설치 사업 속도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우선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목표치의 절반인 2500개를 올해 안에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본 배송료를 전면 재검토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요금을 인상하기보다 소비자가 보관소나 창고를 직접 찾을 경우 할인을 해주는 방향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미래의 기술이 아닌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기술(IT)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야마토운수는 IT기업인 DeNA와 손잡고 온디맨드형 택배 서비스인 '로보네코야마토'의 실증 실험에 나섰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수령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입력하면 물품이 실린 차량이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직접 차 안에 마련된 사물함을 QR 코드로 열어 물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택배원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어 2018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운전자 없이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로보네코야마토 차량 이미지 /자료=야마토운수 홈페이지
▲ 로보네코야마토 차량 이미지 /자료=야마토운수 홈페이지
택배업계 1위 업체가 개혁의 속도를 높이면서 산업 전반으로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대의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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