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마세라티 혼 담긴 SUV '르반떼'의 흡인력

  • 박창영
  • 입력 : 2017.05.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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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6] '도깨비의 차' 르반떼를 탄다고 해서 배우 공유처럼 잘생겨질 수는 없다. 하지만 르반떼를 타기 전의 자기 자신보다 더 잘생겨 보일 가능성은 있다. 이를 들어 누군가는 삼지창 효과라고 했다.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마크가 사람을 괜찮아 보이게 만든다는 것.

마세라티 르반떼는 tvN 인기 드라마
▲ 마세라티 르반떼는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의 차로 인기를 끌었다. 르반떼를 타도 공유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지창을 손에 쥔 것처럼 자신감을 장착할 수는 있다. /사진=드라마 캡쳐
삼지창 효과는 마세라티 입장에선 고민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 동안 마세라티는 일부 팬들로부터 "삼지창 빼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는 악평에 시달렸다. 가격을 1억원대까지 낮춘 기블리 등으로 대중화 노선을 타면서 '슈퍼카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버렸다는 것. 주행 감성과 인테리어 등 전반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한 단계 아래라는 사람도 있다.

마세라티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등장한 르반떼는 세간의 오해를 한번에 씻어버릴 수 있을까. 이제 도깨비도 떠나버렸는데 400대 판매 돌풍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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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외관 디자인: 역시는 역시?

2) 편의사양: 길이 5m짜리 차를 주차하는데 필요한 건?

3) 주행력: SUV의 몸을 입고 태어난 스포츠카

4) 인테리어: 앞 좌석에 몰빵?

5) 연비: 경쟁 모델에 비해 안 좋지만

6) 뒷좌석 공간: 다리를 뻗고 고개를 숙이고



시승기

1) 외관 디자인 ★★★★★

코끼리를 눈앞에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코끼리가 TV에서만큼 친근하게 생기지 않다는 걸. 우리는 종종 20~40인치 브라운관으로 사물을 봄으로써 대상의 실제 크기를 망각하곤 한다. 나폴레옹과 최홍만을 단독샷으로만 본 사람은 그 둘 사이의 크기 차이를 모르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르반떼를 아주 아름답게 찍어놓은 사진이다. 디자인이 잘 빠진 것만큼은 마세라티 안티팬이라도 부인하기 어렵다. 특유의 오목한 그릴, 서늘한 눈매, 사다리꼴 모양의 C필러까지 마세라티 향기를 풀풀 풍긴다. 하지만 세단같이 좋은 비율 때문에 단독샷으로 봤을 때 충분히 커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르반떼는 스포츠카처럼 멋진 비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FMK
▲ 르반떼는 스포츠카처럼 멋진 비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FMK
아래는 주차장에서 타사 SUV들과 늘어선 모습을 찍은 것이다. 앞부분이 다른 차량보다 더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르반떼의 전장은 5005㎜다. 길이가 5m를 넘는다는 뜻이다. 5m를 넘는 SUV 인기에 대해서는 링크 기사(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260313)에 잘 설명돼 있다.

마세라티 르반떼가 타사 SUV들 사이에서 큰 차체를 과시하고 있다.
▲ 마세라티 르반떼가 타사 SUV들 사이에서 큰 차체를 과시하고 있다.
그래도 크기가 잘 그려지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다양한 차량들의 전장을 비교한 표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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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나 크기에서나 존재감이 독보적이라는 것이다.

2) 편의사양 ★★★

시승을 한 모델은 르반떼 디젤이다. 르반떼의 전체 트림 중 가장 저렴하다.

저렴해도 시작 가격이 1억1000만원인데 AVM(Around View Monitoring system)은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사실 길이가 5m를 넘는 차를 우리나라의 비좁은 주차장에 세우기가 쉬운 게 아니다. 최근 시승을 했던 벤츠 더 뉴 GLC 쿠페 220d는 르반떼보다 길이가 30㎝가량 짧고, 가격도 4000만원가량 저렴했지만 AVM이 달려 있어 유용했다.

벤츠 더 뉴 GLC 쿠페에 있는 AVM. 차량의 전후좌우를 자동차 위에서 찍은 듯한 가상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르반떼는 가격이 더 나가는데도 해당 기능이 없어서 아쉬웠다.
▲ 벤츠 더 뉴 GLC 쿠페에 있는 AVM. 차량의 전후좌우를 자동차 위에서 찍은 듯한 가상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르반떼는 가격이 더 나가는데도 해당 기능이 없어서 아쉬웠다.
내비게이션도 아쉽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기본 장착 내비게이션을 별로 활용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 워낙 잘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 내비게이션을 보면 어쩐지 서운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르반떼 내비게이션. 대동여지도가 이것보다 자세할지도 모른다.
▲ 르반떼 내비게이션. 대동여지도가 이것보다 자세할지도 모른다.
반면 애플 카플레이는 USB에 연결하는 즉각 작동됐다. 사실 승차하자마자 블루투스로 음악을 재생했을 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됐음에도 사운드가 밋밋했기 때문이다. 이런 아쉬움은 애플 카플레이로 노래를 틀며 한번에 사라졌다. 체감상 블루투스보다 사운드가 2배 이상 짱짱했다. 아직까지는 무선이 유선을 제압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애플 카플레이 실행 장면. USB 잭에 아이폰을 연결함으로 간편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
▲ 애플 카플레이 실행 장면. USB 잭에 아이폰을 연결함으로 간편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

3) 주행력 ★★★★

"공유 씨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차입니다."

시승한 르반떼 디젤이 배우 공유가 실제 주행한 모델이라는 홍보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보다 상위 모델인 가솔린 트림을 체험해보지 못하는 기자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건 아니고 아마 '드라마 PPL용으로 못난 자식을 내보내지는 않는다'는 뜻이었을 거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봤다. 디젤 모델답게 초반 가속이 뛰어났다. 르반떼 디젤에는 볼 베어링 수냉식 터보 REA(Rotary Electronic Actuator)가 적용됐다. 수랭식 터보 REA는 1500rpm에서 최대 토크를 10% 증가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9초로 준수하다.

준수하지만 특장점으로 꼽긴 어려운 수준이다. 르반떼 디젤의 매력은 시속 100㎞ 이후 구간에서 나온다. 시속 100㎞를 넘어서 각 도로에서 법정 최고 속도까지 밟아도 가솔린 차량처럼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르반떼 디젤은 '3.0 V6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출력 275마력에 최대토크 61.2kg·m를 발휘한다.

코너링에서는 SUV 특유의 쏠림 현상이 없다. 르반떼 전 트림에는 토크 벡터링이 적용돼 커브가 심한 구간도 편하게 탈출할 수 있다. 르반떼에 들어간 토크 벡터링 시스템은 코너 안쪽을 돌고 있는 2개 바퀴에 제동을 걸어준다. 자연스럽게 바깥쪽을 도는 바퀴 2개에 좀 더 동력이 많이 배분된다.

에어 서스펜션이 속도에 따라 차체 높낮이를 능동적으로 변화시켜준다. 주행 모드 변경에 따라 느껴지는 동력 성능 변화도 크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두번 누르면 '현탁액 모드'로 변경된다. 서스펜션(Suspension)을 한국어로 바꾸다 생긴 어색한 용어로 차후 '스포츠 서스펜션 모드' 정도로 정정될 예정이다.

스포츠 모드를 두 번 누르면 서스펜션의 강성이 높아져 차량 핸들링이 보다 정교해진다. 화면의
▲ 스포츠 모드를 두 번 누르면 서스펜션의 강성이 높아져 차량 핸들링이 보다 정교해진다. 화면의 '차량 현탁액 모드'는 추후 '스포츠 서스펜션 모드' 정도로 수정될 예정이다.

브레이크 응답성도 좋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살짝만 밟아도 순식간에 속도가 줄어든다. 르반떼 디젤에는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함께 작동하는 2-피스톤 48㎜ 부동형 캘리퍼가 앞바퀴에 탑재돼 있다. 다만, 저속으로 달리다 감속할 때는 브레이크를 가만히 밟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마세라티 르반떼 디젤 앞 바퀴에는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돼 있다.
▲ 마세라티 르반떼 디젤 앞 바퀴에는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돼 있다.
4) 인테리어: ★★★

르반떼 디젤의 내관 디자인은 고급스럽다. 하지만 앞좌석에 '몰빵(집중 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한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일단 앞좌석의 가죽 버킷 시트를 보자. 고속으로 커브 구간을 통과할 때도 운전자를 꽉 잡아준다. 몸이 쏠리면서 피곤해지는 상황을 막아주는 것. 디자인만 놓고 봤을 때도 거실의 의자로 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르반떼 디젤 앞좌석
▲ 르반떼 디젤 앞좌석
달리는 거실을 표방하는 요즘의 고급 세단들처럼 앞좌석 느낌이 안락하다.

르반떼 디젤 조수석
▲ 르반떼 디젤 조수석
이제 뒷좌석을 보자. 2열 시트를 접으면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쩐지 접어야 될 것처럼 생겼다.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앞좌석에 비해 특징 없이 밋밋한 편으로 보면 되겠다.

르반떼 뒷좌석.
▲ 르반떼 뒷좌석.

5) 연비: ★★☆

르반떼 디젤의 복합 연비는 9.5㎞/ℓ로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 낮은 편이다. 경쟁 모델 복합 연비는 재규어 F-PACE S가 11.5㎞/ℓ, 포르쉐 카이엔 디젤이 10.8㎞/ℓ다. 물론 1억원대인 르반떼를 살 정도의 고객이라면 대중 차량 고객보다는 연비에 둔감할 것이다. 하지만 기왕 디젤 모델을 고른 고객이라면 최소 두 자릿수의 연비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6) 뒷좌석 공간: ★★★★

르반떼의 휠베이스는 3004㎜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주요 경쟁 모델에 비해 6~10㎝ 길다. 이는 르반떼가 갖는 큰 매력 중 하나다. 질주를 즐기는 오너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도, 여행에 같이 나선 가족도 불편함 없이 태울 수 있다. 다만 쿠페형 디자인 때문에 헤드룸이 다소 부족해 180㎝ 이상으로 장성한 아들이나 딸을 태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

7) 총평

르반떼 디젤은 마세라티 DNA를 그대로 계승한 SUV다. 예쁜 모양과 긴 차체로 두드러지는 존재감을 과시하면서도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을 갖췄다. 기존 마세라티 차량들의 단점도 대폭 개선됐다. 뒷좌석 공간이 넉넉해 가족을 태우고 나들이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너들에 따르면 잔고장이 다른 마세라티 모델에 비해 적은 편이다. 다만 1억원이 넘는 돈을 낸 만큼 내비게이션, AVM도 완벽하길 요구하는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르반떼는 온화한 바람에서 순간 강풍으로 돌변하는
▲ 르반떼는 온화한 바람에서 순간 강풍으로 돌변하는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뜻을 지녔다. /사진제공=F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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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영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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