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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김 추모패션쇼 여는 양아들 김중도 대표

  • 박수호
  • 입력 : 2017.06.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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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도
▲ 김중도 '앙드레김디자인아뜨리에' 대표 /매경DB
[재계 인사이드-85] 그가 떠난 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대형 국가 행사 때면 으레 등장하던 화려한 패션쇼, 행사 때마다 이번엔 어떤 국내 최정상 스타들이 나오나 하는 기대감, 하얀 꽃잎들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마를 맞댄 당대를 대표하는 세기의 스타 커플이 관객석을 지그시 바라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피날레까지….

무엇보다도 화려한 금색 문양이 수놓인,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흰 옷을 입고 오른손을 입가에 갖다 대며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관객들 앞에 인사를 하던 그…. 한국을 대표하던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서울 신사동 고개를 오르다 보면 봉긋하게 솟은 하얀 빌딩도 지금은 다른 이의 소유가 됐고요.

2010년 세상을 떠난 앙드레김의 발자취는 이렇게 하나둘 지워지나 싶어 애석해하는 이들이 많지요.

그나마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세상을 떠났지만 브랜드 '앙드레김'은 계속 살아남아 지금도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입니다. 앙드레김의 양아들 김중도 대표는 여전히 앙드레김 아뜰리에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아뜰리에에서는 앙드레김이 화사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며 화려한 드레스 등이 들어서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답니다.

앙드레김의 국내외 단골은 아직도 이 집에서 옷을 맞춰 중요한 자리에 입고 나간다지요.

그렇다 해도 생전 앙드레김 시절만큼 활기가 넘치지 못하는 건 사실입니다.

김중도 대표도 아버지의 빈자리가 정말 크다고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김 대표를 만나면 눈빛에 한결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의욕이 넘치는 이유는 이랬습니다.

그는 선친 사망 후 7년 만에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앙드레김 사후 회사를 경영하면서 갈고닦은 디자인 공부를 바탕으로 본인이 계승·발전시킨 앙드레김 컬렉션으로 데뷔하겠다는 겁니다. 추모 패션쇼를 겸하면서요.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간이 많이 지났고 계속 디자인 수업을 받아왔던 터라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 느껴졌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디자인 콘셉트를 화려함과 클래식함이라고 규정짓더군요. 여기에 더해 그는 "실용적이면서 미니멀라이즈, 그러면서도 멋스러움을 추구할 것"이라고 합니다.

실체는 결국 패션쇼에서 보여주게 될 것이라네요.

더불어 고인 관련 영화 제작 소식에도 한껏 고무돼 있었습니다. 영화 '앙드레 김'은 배우 하정우 씨가 앙드레김의 일생에 감화해 그의 삶을 영화화하겠다고 나서 화제가 됐는데요. 영화 '의뢰인'으로 하정우 씨와 호흡을 맞췄던 손영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네요.

김 대표는 "영화는 지금 시나리오가 완성된 것으로 알고 있고 곧 크랭크인 될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합니다.

패션쇼와 영화가 잇따라 나오면 고인을 그리워하던 많은 이들이나, 잠시 고인을 잊고 지냈던 이들, 한국 패션산업의 역사를 궁금해하던 이들에게 큰 자극과 위안이 될 듯합니다.

다만 김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고인이 살아 있었다면 행사 추진 때 국내외 스폰서십이나 국가 차원의 지원 등에서 큰 고민이 없었을 텐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답니다. 행사 준비를 하다 보니 아버지 시절과 비교하면 관심도가 떨어져서인지 행사 재원 조달이나 스폰서십을 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 토로합니다.

"그래도 해야지요. 왕년의 잘나가던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숨쉬고 진화하는 브랜드로서 앙드레김의 저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어떤 때 아버지가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 꾼 꿈 얘기를 하더군요.

"꿈에 제가 디자인을 그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아버지가 흐뭇하게 웃으셨어요. 생전에는 그런 말씀이 없으셨지만 아버지도 내심 제가 이렇게 하기를 바라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패션쇼가 끝난 후 김 대표의 행보는 더 바빠질 거라고 합니다.

"앙드레김 세컨드라인 론칭은 물론 향후 신진 디자이너나 신진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생명력을 이어나갈 겁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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