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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우표' 취소 논란속 '문재인 우표' 17일 발행

  • 김세웅
  • 입력 : 2017.08.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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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기념우표 공개행사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다양한 문 대통령 관련 우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 9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기념우표 공개행사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다양한 문 대통령 관련 우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경제정책 뒤집어보기-120]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이 기념우표가 나온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취소된 지 한 달여 만이다. 발행 주체인 우정사업본부는 "두 사안은 결부할 게 아니다"고 설명하지만 그 시기가 공교롭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박 전 대통령 부녀(父女)의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념우표 장당 330원에 500만장 나와

우본은 8월 9일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를 담아 1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500만장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기념우표와 함께 기념시트도 50만장 찍고, 기념우표첩 2만부도 같이 낸다. 전국의 총괄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살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기념우표 200만장에 시트 20만장, 기념우표첩 1만부가 발행된 바 있다. 규모면에서 문 대통령 기념우표는 직전보다 2배 이상 커졌다.

발행일은 8월 17일로 확정됐다. 이날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정확히 100일째다. 대통령 기념우표는 통상 취임 후 2개월 내 발행되는 게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3개월을 훌쩍 넘겼다. 우본 관계자는 "지난 대선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졌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부재한 상황에서 바로 정부가 출범해 계획적으로 정비해서 (우표를) 제작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왕 늦은 김에 의미 있는 날짜를 찾다가 15일이 광복절이기도 해서 17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우표 1장의 가격은 330원이고, 시트는 420원이다. 여러 장을 모아놓은 기념우표첩의 판매가는 2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문 대통령의 우표 및 기념우표첩 값은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각각 60원, 3000원 비싸졌다. 5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물가와 제작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사이 우표 값 자체가 인상된 점도 기념우표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문 대통령 기념우표 생산에는 총 6억361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우본은 한국조폐공사와 협의해 기념우표는 장당 71.1원, 기념시트는 561.2원에 생산 단가를 맞췄다.

◆우본 "정치적 논란 인물, 우표 발행 안돼…박정희 우표 취소"

우본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기념우표를 제작해 판매해 왔다. 이에 이번 발행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7월 12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한 터라 오히려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상황이다.

당시 우본은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에 대해 재심의했다. 최종 발행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언론·시민단체 등에서 우표 발행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재심의했고 표결 결과 위원 12명 참석에 발행 철회 8표, 추진 3표, 기권 1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우표 발행을 신청했던 경북 구미시는 즉각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 출생지인 구미시는 지난달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구미시는 "적법한 철회 사유 없이 당초 발행 결정에 대한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한 실체적 위법성과 재심의 규정이 없음에도 재심의를 통해 결정을 번복하는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 때만 해도 만장일치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구미시 설명이다.

하지만 우본은 발행 취소 결정도 절차적으로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우본 관계자는 "'정치적·학문적으로 논란이 있는 소재는 기념우표로 발행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이 있다"며 "이에 따라 당초 추진하던 것을 재고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재심의 결과 추진 당시와 달리 이견이 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갈등을 더 증폭시키면 안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져 이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 우표는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11번가'에서 노무현 대통령 기념우표첩은 9900원에 올라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9~18대 대통령 기념우표 1장씩을 모아둔 것은 8500원에 팔리고 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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