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성비 갑 한국영화 3위는 '범죄도시' 1위는?

  • 양유창
  • 입력 : 2017.12.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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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앤-164] 2017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한국영화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올해 1월부터 12월 6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편수는 455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많았습니다. 해마다 개봉 편수가 늘고 있지만 관객 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올해 한국영화 관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0만명가량 줄어든 9700만명이었고 점유율도 48.8%로 외국영화에 밀렸습니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밑돈 것은 7년 만에 처음입니다. 관객 수가 줄어드니 흥행에 실패한 영화가 속출했습니다. 일부는 손익분기점은커녕 처참하게 잊혀졌습니다. 흥행 실패하는 영화가 늘어나면서 한국영화의 제작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CJ, 쇼박스, 롯데 등 각 사의 내년 라인업을 살펴 보면 눈에 띄는 대작들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은 관객 1200만명을 동원한 '택시운전사'였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대작들이 더 있었지만 천만 관객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반면 뜻밖에 큰 성공을 거둔 영화도 있습니다. '공조'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 코미디를 바탕으로 한 액션 영화와 '노무현입니다' '공범자들' 등 정치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올해는 액션 코미디와 정치 다큐의 시대였습니다. 전체 박스오피스를 보면 이런 경향이 안 나타나지만, 제작비 대비 수익 비율, 즉 가성비를 따져 보면 두드러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하는 박스오피스에서 순제작비와 매출액, 관객 수를 구해 순제작비 대비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린 영화 순위를 집계했습니다. 일명 '가성비 갑' 한국영화 톱10을 살펴보겠습니다. (12월 6일 기준입니다.)

재심
▲ 재심
10위 재심

- 순제작비 35억원, 매출액 192억원, 관객수 242만명, 가성비 5.4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해사건의 억울한 누명을 쓴 청년 이야기를 재구성한 이 영화는 상영 도중 재심 판결이 나오며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가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박준영 변호사와 다른 사건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보안관
▲ 보안관
9위 보안관

- 순제작비 35억원, 매출액 208억원, 관객수 258만명, 가성비 6배

홍콩 누아르 느낌으로 만든 한국형 '아재 영화'가 의외로 선전했습니다. 올해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영화였습니다.

청년경찰
▲ 청년경찰
8위 청년경찰

- 순제작비 70억원, 매출액 443억원, 관객수 560만명, 가성비 6.3배

박서준과 강하늘의 풋풋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코믹 액션 영화로 20대 초반 경찰대 학생 특유의 풋풋함이 관객에게 제대로 어필했습니다.

택시운전사
▲ 택시운전사
7위 택시운전사

- 순제작비 150억원, 매출액 958억원, 관객수 1200만명, 가성비 6.4배

올해 최대 흥행작 '택시운전사'가 가성비 순위로는 7위입니다. 여름 시즌을 노린 대작이니만큼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주 먼저 개봉한 '군함도'는 '택시운전사'가 많이 부러웠겠지요.

아이 캔 스피크
▲ 아이 캔 스피크
6위 아이 캔 스피크

- 순제작비 39억원, 매출액 254억원, 관객수 327만명, 가성비 6.5배

코미디와 감동과 의미를 갖춘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가성비도 높았습니다. 위안부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소화해 관객 반응도 좋았습니다.

박열
▲ 박열
5위 박열

- 순제작비 26억원, 매출액 180억원, 관객수 235만명, 가성비 6.9배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이번에도 적은 제작비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일제강점기 시대 사극을 만들었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꽁꽁 숨겨 뒀던 최희서 배우를 발견하게 만든 영화입니다.

공조
▲ 공조
4위 공조

- 순제작비 78억원, 매출액 637억원, 관객수 780만명, 가성비 8.1배

현빈보다는 유해진에 대한 믿음이 영화의 흥행 동력 아닐까 싶습니다. 유해진은 '럭키'에 이어 관객이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범죄도시
▲ 범죄도시
3위 범죄도시

- 순제작비 50억원, 매출액 563억원, 관객수 687만명, 가성비 11.3배

원래 추석 시즌에 개봉하려 한 작품이 아니었지만 블라인드 시사에서 관객 반응이 워낙 좋아서 급하게 추석 개봉으로 바꾼 영화입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죠. 다른 세 편의 경쟁작을 제치고 추석 시즌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공범자들
▲ 공범자들
2위 공범자들

- 순제작비 1억5000만원, 매출액 20억원, 관객수 26만명, 가성비 13.3배

정권교체 이후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가 이 영화의 흥행 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신뢰도가 급격하게 추락한 MBC의 내부 사정을 궁금해 한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흥행 성공은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입니다
▲ 노무현입니다
1위 노무현입니다

- 순제작비 3억원, 매출액 145억원, 관객수 185만명, 가성비 48.3배

노무현은 한국영화에서 흥행 아이콘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연한 영화 중 흥행이 안 된 영화가 없으니까요. 정권교체 덕분에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진 작품이었습니다. 다큐 영화지만 드라마틱한 극영화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관객에게 편안하게 다가갔습니다.

[양유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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