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감성 충만한 괴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 김정환
  • 입력 : 2018.02.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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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이름은 존재감..길을 비켜라

[쉽게 쓰여진 시승기-46] 이 차의 이름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아니라 존재감이다.

8기통 자연흡기 엔진, 426마력의 위엄. 공차중량 2.6t만큼의 묵직한 에고가 살아 있다. 여기까지만 듣고도 가슴 설레는 독자들을 위한 드림카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 직설적인 아메리칸 감성 그 자체다.

1999년 1세대 출시 이후 현재 네 차례 모델 변경이 이뤄진 캐딜락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난해 국내 출시된 4세대 에스컬레이드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신이 이뤄졌다. 지난달 14일 과천 현대미술관길에서 서판교 운중동 일대를 거쳐 광명시까지 접어드는 90㎞ 언덕길에서 이 '괴물'의 고삐를 잡아봤다.

묵직한 '존재감'을 타본 뒤 매긴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디자인: 거대함과 그 속을 가득 채운 팽팽한 근육

2) 주행능력 : 웬만하면 90㎞/h 이상 달리지 마라. 위험하다

3) 내부 공간 : 조용한 4인 가족이라면 살림을 차려도 될 듯

4) 승차감 : 안마의자 같다. 편하다

5) 오프로드 능력 : 이 차를 몰고 갈 용기가 있다면….

6) 가격: 여기에 지갑을 여는 당신이 진정한 승자!



1)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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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는 멋을 즐기는 드라이버에게 에스컬레이드는 최고의 선택이다. 단적으로 말하자. 주차장에서부터 에스컬레이드와 맞닥뜨리자 이 차를 본 순간 모든 차들이 그 자리에 정지한다.

이 중 절반은 '저 거대한 차의 정체가 도대체 뭐냐'고 스스로 물어보느라 멈췄고, 나머지 절반은 그 거대함에 압도당해 혹시 접촉 사고라도 날까 두려워 일단 발길부터 멈추고 본다. 이게 에스컬레이드의 포스다. 크기만으로 사람을 전율하게 만드는 힘이다.

포르쉐나 페라리에도 사람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마력은 있다. 하지만 볼륨만으로 상대에게 본능적인 위협을 주는 정도의 아우라는 없다. 에스컬레이드에는 있다. 길이 5180㎜, 폭 2045㎜, 높이 1900㎜라는 숫자는 아무나 달 수 있는 스펙이 아니다.

전면 그릴은 멧돼지를 통째로 잡아서 구워 먹어도 될 정도로 거대하다. 가운데를 장식한 캐딜락 크레스트는 어떤 모델보다 웅장하고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도 강렬하다.

후면에는 루프라인 끝단에서 범퍼까지 이어지는 예리하고 긴 테일램프를 적용해 캐딜락 시그니처 룩이 완성됐다. 얘기는 끝났다. 외모는 됐다.



2) 주행능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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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은 차를 타고 도로로 나간 순간 10분 만에 바뀌었다. 위험하다. 2.6t짜리 괴물이 시속 90㎞로만 달려도 몸이 느끼는 속도감은 차원이 다르다.

공주거리가 생각보다 길다. 앞차와 거리를 적어도 100m 이상 두고 달려야 안심이 된다. 한국의 좁은 도로에서는 쥐약이다. 차가 워낙 거대해 의외로 사각이 많다는 점도 주의하자.

다른 차라는 '외부 변수'를 제외하면 주행능력은 무난했다. 정속 주행 시 8개 실린더 중 4개 실린더를 비활성화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적용돼 크기에 비해 연료 효율도 나쁘지 않다(결코 좋다는 뜻이 아니다). 복합연비 기준 ℓ당 6.9㎞. 도심에서는 ℓ당 5㎞ 중반대는 봐야 한다.

초당 1000회에 걸쳐 노면 상태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시스템(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기본 탑재돼 휠별로 댐핑력을 제어하는 것도 눈에 띈다. SUV 특유의 투박한 반응이 없다. 달리는 느낌은 고급스럽다.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2.2㎏·m의 6.2ℓ 8기통 엔진. 게다가 자연흡기다. 기름 따위는 신경 안 쓴다는 천조국 감성이 듬뿍 묻어 있다. 하지만 도로는 결코 혼자 달릴 수 없다는 게 함정.



3) 내부 공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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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과장 섞어 말하면 신중한 4인 가족이라면 이 차에서 먹고 자도 될 것 같다. 큰 짐을 실을 때에는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2열과 3열 시트를 평면으로 접을 수 있어 동급 최고 수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C-필러를 곧게 펴 3열 탑승객이 타고 내릴 때도 여유롭다.

뒷자리에 앉은 가족이 지루하지 않도록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넣었다. 2열 시트 전면 상단에 설치된 9인치 대형 스크린은 블루레이 수준 고화질 영상이 나온다. USB, SD, RCA 포트를 통해 개인 미디어 기기와 연동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실내 곳곳에 배치된 16개 스피커를 통해 풍성한 음악을 들려준다. 내부 공간은 합격점.



4) 승차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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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에 앉은 것 같은 느낌. 몸을 꽉 잡아준다. 1열 시트는 (당연히) 최적 시트 포지션 조절이 가능하다. 백미는 2열 시트. 쿨링, 히팅 기능은 기본. 리클라이닝 기능을 더해 장시간 여행 중에도 편안히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차는 운전자는 힘들지만 동승자는 행복한 차다.



5) 오프로드 능력 : ★★★

결론적으로 이 차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리는 정신 나간 사람은 없을 거다. 2t 넘는 무게에 오프로드에서 차가 받는 중량도 상당하다. 약간이나마 차체가 뒤틀리면 그걸로 게임은 끝이다.

그래도 소심하게 살살 흙길까지 달려본 느낌은 무난했다. 자갈을 잘 씹어먹으며 달렸고, 흔들림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6) 가격: ★★

마트에 장보러 가거나 아이들을 등하교시키기 위해 1억2780만원짜리 에스컬레이드에 지갑을 여는 사람은 없다. 한국 도로에서 주행하거나 주차하기에 버거운 측면도 분명히 있다. 멋에 죽고 사는 상남자가 아니라면 결국 현실적인 '퍼스트 카'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7)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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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스컬레이드는 가족의 안락한 주행을 위해 자신이 희생(?)할 자신이 있는 아빠, 엄마를 위한 세컨드 카라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세컨드 카를 위해 1억2000만원을 쓸 재력은 기본 탑재가 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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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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