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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 키워드 3가지

  • 이가윤
  • 입력 : 2018.02.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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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Scene-5]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스타트업 지원기관'을 주제로 네트워킹 모임인 '디파티'를 열었습니다. 스타트업 지원기관이란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주체들을 말합니다. 정부지원기관, 투자전문기관,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 60여 개 기관, 150명이 참석해 2018년 한 해 동안 지원기관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디파티에서 나온 키워드를 정리해봤습니다.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 현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스타트업 지원기관
▲ 스타트업 지원기관 '디파티' 참석기관 일부 /사진 제공=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지원기관 간 무한경쟁과 기업 유치의 어려움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스타트업(player) 대비 지원기관(supporter)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관련 조직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원 수는 60여 개입니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액셀러레이터 △크라우드펀드 △기술지주회사 △신기술창업전문회사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개인투자자에게서 투자를 받아도 벤처기업으로 인정한 만큼 민간에 돈은 지금보다 배 이상은 늘어날 것입니다. 이럴수록 지원기관들은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방법, 많은 스타트업 중 좋은 기업을 선발하는 기준들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투자하고 공간을 제공하고 싶은 좋은 기업에 대한 지원기관들의 '러브콜'은 끊임없습니다. 반대로 이를 제외한 스타트업을 어떻게 선별하고 선발할지에 대한 경험은 부족합니다. 스타트업 숫자가 늘어나지만 공간 채우기에 급급한 상태로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있지는 않는가, 자신들이 속한 지원기관의 미션과 비전에 맞는 기업들을 도와주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재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해외 자본의 한국 진출과 중국의 위협

지난해부터 '공간' 지원기관의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회사가 '위워크'입니다. 위워크는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로 각종 사무,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원하는 만큼만 사무 공간을 빌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에서 사업 규모를 두 배로 확장해 상반기 내로 서울역, 광화문 등지에 4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해 총 8개 지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지점 수를 확대할수록 위워크가 자랑하는 '커뮤니티'와 '네트워크'가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서울 면적의 7분의 1에 불과한 뉴욕 맨해튼만 하더라도 50여 개의 위워크 지점이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강남의 경우 테헤란로 블록마다, 도심의 경우 종로·을지로 등 주요 핵심 권역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지점 수를 늘려갈 수 있습니다. 위워크는 뉴욕 등 대도시 아파트를 개조해 여러 명이 마이크로아파트를 재임대하는 위리브(WeLive)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위워크 커뮤니티 내로 국내 스타트업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무료 혹은 싼 가격에 공간을 제공하는 국내 지원기관과 위워크를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스타트업 '고객'들의 높아지는 눈높이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이제는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디파티에서 논의됐습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3년 전만 해도 중국 선전이 실리콘밸리를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다녀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민간 투자와 정부 투자를 합하면 이미 실리콘밸리를 넘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가 미국만이 아닌 중국까지 넓어졌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됐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계속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선전의 광속 혁신으로 본 한국 스타트업 위기와 기회
▲ 중국 선전의 광속 혁신으로 본 한국 스타트업 위기와 기회' 패널토론. (왼쪽부터)LG생활건강 디지털사업부문 최시훈 대리 (모더레이터), 플래텀 조상래 대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사진 제공=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협업을 통한 새로운 영역 확장

늘어나는 지원기관 간의 이유 없는 경쟁,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에 침투하는 해외 기업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순수'하게 스타트업 성장을 돕겠다고 시작했던 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참석자들은 '협업'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조직의 지향점과 가치는 지키면서도 다른 기관들과 협업하는 개방성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협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겪고 있는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넓혀 현재의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산업별, 지역별, 투자 단계별로 지원기관 간 협업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업별로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 지원기관들이 각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선발 및 발굴을 위한 지혜를 함께 모아볼 수 있습니다. 후속 투자에 주력하는 기관은 초기 투자를 담당하는 기관과 협력해 초기부터 스타트업을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외 교육, 세미나 등 대외 행사도 협업한다면 비용 대비 효용을 높일 수 있는 사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고민은 2018년 한 해만으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주체들이 각자 비전과 미션을 재정립하고, 기존의 시스템을 좀 더 체계화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가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사업운영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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