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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회의장 선거 구도도 친문 대 비문?

  • 김태준
  • 입력 : 2018.05.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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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원(좌), 박병석 의원(우) /사진=선거관리위원회
▲ 문희상 의원(좌), 박병석 의원(우) /사진=선거관리위원회


[뉴스&와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 문희상 의원과 박병석 의원이 다시 한번 맞붙는다. 이들은 상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고배를 마신 뒤 작년부터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모든 의원들을 만나며 한 표를 호소했다. '국회의원 두 명 이상이 모이는 자리에는 이 둘을 항상 볼 수 있다'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적이 없고 원만한 인품으로 중재·타협에 나선 경험이 많아 야당이 싫어할 인사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장점이다.

두 후보는 2016년 6월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경선에 출마해 박 의원은 당시 총 121표 중 9표, 문 의원은 35표를 득표해 낙선했고, 정세균 의원(6선)이 71표를 득표해 의장직에 오른 바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맡는 게 관례…16일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

앞서 지난 10일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후보로는 문 의원과 박병석 의원이 등록했다. 당초 경선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원혜영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다. 이들은 16일 당내 경선에서 경합을 벌인다. 국회 관례에 따르면 이 경선의 승자가 의장에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본회의에서 치러지는 의장 선거는 보통 원내 1당에서 선출된 후보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본회의 선출 방식은 1당에서 후보를 정하면 각 교섭단체 대표들이 이를 받아들여 투표에서 1당 후보의 이름을 적어내는 식이다. 1당에서 민 후보가 대부분 9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된다. 정세균 의장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로, 현행법은 차기 의장과 부의장 선거 시기를 임기만료일 5일 전(24일)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내 경선은 16일이지만 이 둘의 경쟁은 작년 말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문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당내 의원들을 1대1로 다 만나며 한 표를 호소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을 다 만난 뒤엔 야당 의원들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만났다. 특히 문 의원은 직접 쓴 붓글씨를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의원 서예 모임인 서도회 회장이다. 박병석 의원은 가급적 차분하게 접촉하고 있다. 평소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포럼 등을 통해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내 대부분의 행사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원만한 성품…'이해찬 총리說' 돌 땐 야당서 반발

국회의장이 되기 위한 경륜이나 인품에서 두 후보는 일단 합격점을 받는다. 이 둘 중 하나가 의장이 된다고 했을 때 적어도 야당에서 극렬히 반대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민주당의 중진으로서 정국이 꼬일 때면 상대당 중진들과 막후 협상을 통해 꼬인 국면을 풀었던 경험이 많다. 두 사람 모두 '대화주의자'로 장외투쟁보다는 원내 협상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문 의원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었을 당시엔 세월호 사건으로 장외투쟁하던 의원들을 한 명 한 명 설득해 취임 한 달 만에 국회로 들여보냈다. 박 의원은 2008년 쇠고기 광우병 촛불시위로 국회의원들이 국회임기 개시 후 87일 동안 선서도 하지 못했을 때 야당 정책위의장으로 여당 파트너와 비공개 협상을 벌여 이틀 만에 국회를 정상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기 때문에 야당 중진들과의 관계도 매우 우호적인 편이다.

반면 한때 민주당 의장후보 경선 전까지 수많은 하마평에 올랐던 이해찬 전 총리는 야당의 거센 비토를 받는 인물이다. 친문색이 너무 강하고 태도도 강성이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총리의 경우 국회를 대표한다기보다는 특정 정파의 색깔이 너무 강한 측면이 있다"며 "그간 의장들이 이전 소속 정당 편을 어느 정도 든 건 사실이지만 이 전 총리는 친문 색채가 너무 강하다. (야당을) 짓누를 거 같다는 인상이 너무 세서 부담감이 있어 의장보다는 당 대표에 어울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의장 후보 경선에 등록하지 않았다. 그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표 대결 승자는? 친문 문희상 우세 vs 박병석 골든크로스 역전

일단 표 대결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중진인 문 의원이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처럼 친문 대 비문의 구도가 재연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11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 후보인 홍영표 의원은 78표, 비문 후보인 노웅래 후보는 38표를 득표했다. 2년 차에 들어선 정부의 국정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친문이 의장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친문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당 대표 또한 친문 후보(김진표 의원, 최재성 전 의원, 이해찬 전 총리 등)가 유력한 상황에서 의장까지 친문으로 채워진다면 당이 온통 친문 일색으로 도배된다는 우려도 있다. 건강한 당·청 관계와 원만한 야권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 유지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다들 문 의원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막상 투표에 들어가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의원의 친화력과 뚝심이 막판 민주당 의원 표심을 얻으면서 골든크로스를 만들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본래 민주당 내에서 경제통으로 자리매김해오다 최근에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점도 동료 의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을 비문 후보로 평가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인사 조직과 국정운영 과제 등 새 정부 기틀을 짰던 '국민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충남·대전 의원 중 양승조 의원과 더불어 유이하게 문 후보 캠프에 속하며, 충청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 후보에게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충청권 의원들이 대거 안 전 지사 캠프에 들어간 것과 대비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문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부터 15대를 제외하고 의정부에서 6선을 한 국회의원이다. 2012년과 2014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18대 국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에서는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다만 20대 총선에서는 컷오프됐다가 지역구 전략공천으로 기사회생했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출신으로 대전 서구갑에서 내리 5선에 성공했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의원으로 평가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특히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신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50여 일간 베이징 현지 취재를 성사시켰던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이런 커리어 덕분에 대선 이후 나흘 만에 사실상의 특사로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 차 중국을 찾아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사드 경제보복 철회와 한중 관계개선' 실마리를 풀었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어가 능통한 박 의원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태준 정치부 기자 ianuariu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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