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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없애겠다던 연정부지사 왜 임명했을까

  • 지홍구
  • 입력 : 2018.07.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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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좌측)가 10일 오전 지사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국회의원(사진 우측)에게 연정부지사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좌측)가 10일 오전 지사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국회의원(사진 우측)에게 연정부지사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전국구 와글와글-57]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일 오전 지사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국회의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앞서 경기도는 이날 임명식 일정을 '평화부지사 임용장 수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 부지사는 '평화부지사'가 아닌 '연정부지사'로 임명됐다. 연정부지사를 없애겠다고 밝힌 이 지사가 연정부지사를 임명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지난주 경기도가 밝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평화부지사 임명식 일정. 하지만 이 지사는 10일 오전 이화영 전 국회의원을 평화부지사가 아닌 연정부지사로 임명했다. 이 부지사는 오는 23일 경기도의회에서 연정부지사를 평화부지사로 변경하는 등의 관련 조례 개정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하면 평화부지사로 정식 활동하게 된다.
▲ 지난주 경기도가 밝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평화부지사 임명식 일정. 하지만 이 지사는 10일 오전 이화영 전 국회의원을 평화부지사가 아닌 연정부지사로 임명했다. 이 부지사는 오는 23일 경기도의회에서 연정부지사를 평화부지사로 변경하는 등의 관련 조례 개정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하면 평화부지사로 정식 활동하게 된다.

다른 시도에 비해 인구가 많은 경기도는 행정부지사 2명, 연정부지사 1명 등 3명의 부지사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행정1부지사는 경기도지사를 보좌하는 2인자로 도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행정2부지사는 북부지역 행정을 총괄한다. 연정부지사는 다른 시도에서 정무부지사, 경제부지사 등으로 불리는 정무적 성격이 강한 자리로 직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여소야대인 경기도의회와 연정을 위해 '연정부지사'로 명칭을 바꿔 야당 추천 인사에게 맡겨왔다.

민선 7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 지사는 자신에게 임면 권한이 있는 연정부지사를 평화부지사로 바꾸기로 했다. 남북 평화 기반 조성·협력을 경기도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연정부지사 명칭을 평화부지사로 변경하고 연정부지사 산하에 있던 연정협력국을 폐지하는 대신 평화협력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런 와중에 이 지사가 평화부지사를 임명하겠다는 일정이 지난주 공개되자 경기도의회 일부 야당 의원 중심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기도의원들이 원구성을 하기도 전인데다, 조직 개편 관련 조례가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부지사가 임명되면 이 지사가 경기도의회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속한 민주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 142석 중 135석을 차지해 압승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4석, 정의당은 2석, 바른미래당은 1석을 얻는 데 그쳐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민주당이 경기도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이 지사의 조직 개편안을 담은 조례 개정안 처리는 시간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법 절차를 무시하고 조례에 근거되지 않은 평화부지사를 먼저 임명한다면 '여대야소'란 유리한 국면에서도 이 지사는 '초법적 도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연정부지사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이 지사가 이 전 의원을 평화부지사가 아닌 연정부지사로 임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개정 조례안이 아직 도의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연정부지사가 유효하다"면서 "(이 전 의원을) 연정부지사로 임명하지만 오는 23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관련 조례 개정안이 통과하면 평화부지사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된 이화영 부지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며 "통일경제 특구 지정 추진, 정부의 남북교류사업 협력 등을 통해 경기 북부를 한반도 신경제지도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부지사는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중대부속고등학교,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원, 제17대 국회의원, 한국방정환재단 이사장,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 국정자문단 공동단장을 역임했다. 직전 (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았다.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구상과 전략'을 저술했다.

이날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한 이 부지사는 임명장을 받은 후 곧바로 의정부에 있는 경기도청 북부청사 상황실로 이동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 기획예산담당관, 통일기반조성담당관, DMZ정책담당관 등과 함께 경기북부 균형발전, 평화 관련 공약 등을 점검하고 추진 방안 등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수원/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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