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3% 성장 포기… 한국경제 어디가 고장났나?

  • 최은수
  • 입력 : 2018.07.19 15:40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41]

[뉴스 읽기= 성장률 3.0→2.9%, 고용 14만명 낮춰]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췄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도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투자 증가율 목표치도 지난해 말 전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의 경제 진단이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뀐 것이다. 정부는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근로장려금을 당초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한국경제 곳곳에서 '악소리'

한국 경제의 체감경기와 경제지표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전국 6개 도시, 14개 지역의 시장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한 결과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절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줄고, 상가(商街) 공실률은 높아지고, 임대료가 상승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 목소리라는 것이다. 문제는 고용이나 소득분배 부진이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고 미·중 통상 마찰, 글로벌 금리 상승 등으로 국제무역, 금융시장 불안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 결과 한국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9% 추락할 것으로 보이고 20년 만에 한미경제성장률 역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는 18만명으로 1997년 외환위기 때 상황과 같다. 민간 소비마저 2.7%로 줄고 설비투자도 3.3%에서 1.5%로, 건설투자는 0.8%에서 -0.1%로 확 떨어졌다.



# 한국경제 어디가 고장 났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늪에 빠진 이유가 너무 조급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있다고 말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준비가 부족한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기업 부담 증가 등 정부 정책의 급진적인 방향 전환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부작용을 최소화할 입법과 정부 대책 미흡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진단이다. 정책의 옮고 그름을 떠나 법인세 인상, 공정거래, 지배구조 개선, 기업수사 등 공정경쟁과 경제민주화를 향한 정부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오히려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상황까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금리 인상, 환율 불안정, 미국의 보호무역, 중국 기업들의 부상 등이 무역대국인 우리나라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 정부, 복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나랏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 혈세 지출 카드를 꺼냈다.

3조8000억원의 재정을 보강해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 민간임대융자를 확대하고 구조조정 업종과 지역을 지원한다.

근로장려 지원금을 당초 1조2000억원에서 3배가 넘는 3조8000억원으로 확대해 가구당 재산이 2억원 미만인 저소득층 334만가구(전체 1936만가구의 17.3%)를 지원한다. 최대 지원액은 단독가구 150만원, 홑벌이가구 260만원, 맞벌이가구 300만원으로 대폭 오르게 된다. 6가구 중 1가구꼴로 평균 114만원을 받는 셈이다.

내년부터 소득하위 20% 노인은 기초연금을 기존 20만원에서 인상된 30만원을 받게 되고, 청년은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활동 지원금을 받게 된다.

올해 말까지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현행 5%에서 3.5%로 30% 낮춘다. 차량가액 2500만원은 세금이 54만원 줄어들게 된다. 현대차는 추가 프로모션을 제공해 60만~190만원 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소상공인페이)을 구축해 수수료 부담을 0%대 초반으로 낮추고, 이용자에게는 전통시장과 같은 40% 소득공제를 해준다.

하지만 퍼주기식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11조원에 이어 올해 본예산 19조2000억원,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상반기 청년 일자리 추경 3조9000억원 등 총 37조1000억원을 일자리 분야에 쏟아부었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전혀 없었다.

기업이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맘껏 뛸 수 있도록 기를 살리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은 옥죌수록 위축되고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엎드리게 된다. '투자 저하-생산 감소-일자리 감소-소득 감소-소비 위축-일자리 감소'의 국민경제 악순환이 이어지면 큰일 나게 된다. 소득주도성장의 옮고 그름을 떠나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