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떠날 땐 프리미엄 밴 벤츠 스프린터 유로스타

  • 강영운
  • 입력 : 2018.08.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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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를 육박하는 폭염 때문에 대한민국이 거대한 후라이팬이 됐다.
▲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때문에 대한민국이 거대한 후라이팬이 됐다.
[쉽게 쓰여진 시승기-68]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서울 한복판에서 1분을 서 있으면 수도꼭지 열린 듯 땀이 새어나오고, 2분을 움직이면 여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은 것처럼 얼얼하다. 3분을 견디는 건 더 이상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파충류와 선인장 정도는 돼야 이 더위를 날 수 있다. 이럴 땐 떠나야 한다. 새와 매미 울음소리 이중주가 조화로운 산도 좋고, 갈매기 까악대는 비린내 나는 바닷가도 훌륭하다. 땀내에 절은 셔츠를 벗어 던지고, 바다의 물결과 청록의 나뭇잎을 온전히 대면할 수 있는 자연으로 떠나는 일은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바캉스족들에게 '프리미엄 밴'은 가족들의 확실한 행복을 보장해주는 모델일 것이다. 꽉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세단의 작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는 일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프리미엄 밴은 '작은 호텔'이라는 별칭답게 널찍한 공간에서 여정의 풍경을 즐기게 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뚜렷하다. 최근 바캉스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다. 벤츠 밴 보디빌더 업체 와이즈오토가 스프린터의 뼈대를 바탕으로 편의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킨 유로스타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약 200㎞를 달려봤다.

벤츠 스프린터 유로스타
▲ 벤츠 스프린터 유로스타

목차

1.외관-달리는 호텔

2.실내 디자인-달리는 퍼스트클래스

3.주행성능-우유 없이 소보로빵 3개 먹은 듯한 답답함

4.안전성-걱정 말아요 그대

5.가격 연비-비즈니스 호텔 가격에 이용하는 1등급 호텔



1.외관-★★★★

크다는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거대하다. 이 차를 운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겁부터 난다. 압구정에서 차 키를 받고, 녀석을 마주했을 때 지금이라도 포기할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있는 행동이다" 따위의 생각이 나를 감쌌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오를 정도로 마음의 안식처를 찾게 된다. 하지만 1종 보통 면허로도 충분히 운전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다시 한번 용기를 낸다. 유로스타는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5926, 1993, 2340㎜다. 거대한 덩치만큼 차량의 무게는 3535㎏에 이른다. 벤츠의 엠블럼만 가리면 작은 미니버스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검은색 차체의 고급스러움은 벤츠의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거대한 몸체에 박힌 밝은 삼각별 엠블럼도 녀석의 고급스러움을 부각시키는 요소다.

거대한 길이의 유로스타. 웬만한 주차장도 녀석을 담아내기 힘들다.
▲ 거대한 길이의 유로스타. 웬만한 주차장도 녀석을 담아내기 힘들다.

측면부에는 거대한 전동식 슬라이드 도어가 갖춰져 있다. 문을 열면 자동으로 접이식 발판이 고객을 맞이한다. 벤츠의 명성만큼이나, 서비스도 훌륭하다. 고급호텔 도어맨의 안내를 받는 느낌도 든다. 접이식 발판은 지지할 수 있는 하중이 250㎏이나 된다. 몸집이 있는 고객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휠은 16인치 크기다. 스틸 휠이지만 휠캡의 디자인이 자연스러워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후면부 양문형 도어를 열면 바로 실내로 연결된다. 차량의 크기만큼이나 후방 문 면적도 넓다.

스프린터 뒷 부분.
▲ 스프린터 뒷 부분.

2.실내 디자인-★★★★

실내 디자인이야말로 유로스타의 백미다. 달리는 호텔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뒷열 공간을 화려하게 꾸렸다. 고급 안마의자를 보는 듯한 좌석과 원목 느낌의 바닥이 이중주를 이룬다. 넓은 공간에 좌석 수를 적게 배치해 공간 이동도 자유롭다. 앞좌석에서 뒤로 이동할 때도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고, 장시간 뻐근함을 달래기 위한 스트레칭도 가능하다. 봉고차나 일반 미니밴의 답답한 실내와는 전혀 다른 공간적 여유로움이 크게 부각된다. 모델에 따라 바닥에 열선을 설치한다고 한다. 고급 가죽시트에는 좌석마다 USB 충전기가 구비돼 있고, 안마 기능(세 살 어린아이의 아귀힘 정도로 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도 갖춰져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보는 듯한 고급스러움. 은은한 조명도 일품이다.
▲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보는 듯한 고급스러움. 은은한 조명도 일품이다.

분위기도 빼 놓으면 섭섭하다. 조명 뒷좌석 공간은 상단에 배치된 앰비언트 라이트가 화사하게 비춘다. 칠흑 같은 밤길에서도 실내에서는 작은 거실처럼 은은한 분위기를 즐길 수가 있다. 대형 모니터로는 실시간으로 TV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쉽게 지루해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앞좌석은 다소 투박했다. 뒷좌석이 호텔이라면, 앞좌석은 사무실처럼 투박하다.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를 타는 느낌도 자아냈다. 스티어링 휠, 계기판, 센터페시아, 기어 레버는 2000년대 초 모델의 디자인을 보는 듯하다. 계기판은 단색 디스플레이만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중앙에는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부분적인 기능 수행이 가능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됐다.

유로스타 운전석. 높은 가격 대비 투박한 디자인은 아쉽다. 뒷좌석의 고급스러움과도 대비되는 부분.
▲ 유로스타 운전석. 높은 가격 대비 투박한 디자인은 아쉽다. 뒷좌석의 고급스러움과도 대비되는 부분.

3.주행성능-★★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건다. 기존보다 두 배는 높아진 것 같은 시트 포지션이 긴장감을 더한다. 용기를 내 액셀러레이터를 꾹 눌러본다. 3t이 넘는 무게치고는 액셀러레이터는 가볍게 반응한다. 방지턱을 밟을 때는 스프링이 장착된 시트가 위아래로 꿀렁댄다. '바운스'가 지속되면서 놀이방 트램펄린을 타는 느낌도 든다. 이 때문인지 운전 초반에는 멀미가 나기도 했지만 이내 사라졌다. 주행 15분이 지나자, 녀석의 차체 크기가 온전히 다가왔다. 초반에 느꼈던 공포는 어느덧 사라지고, 대형 SUV를 주행하는 느낌만 난다. 무게 때문인지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다소 밀리는 느낌도 인다. 커다란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버스 운전기사가 된 기분도 든다. 묵직한 무게는 가벼운 아령을 든 듯한 생각이 들게 하지만, 버거운 수준은 아니다.

꽉막힌 도로에서 버스전용차선을 주행하는 일은 짜릿하다. 유로스타는 이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모델이다.
▲ 꽉막힌 도로에서 버스전용차선을 주행하는 일은 짜릿하다. 유로스타는 이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모델이다.

고속도로 주행은 유로스타의 한계를 뚜렷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고속주행을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아본다. 시속 110㎞ 이상을 내지 못하고, RPM만 치고 올라간다. 꽉 막힌 듯한 답답함이 그대로 도출된다. 긍정적으로 판단해보면, 고속도로에서 과속 딱지가 찍힐 일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긍정의 힘은 생각보다 위대하다). 또 버스전용차선 주행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꽉 막힌 고속도로 사이를 쌩쌩 달리는 일은 생각보다 짜릿하다.

유로스타를 두고 주행성능을 운운하는 것은 다소 공정하지 못한 일처럼 생각된다. 댄스클럽에서 고요함을 찾고, 조용한 찻집에서 역동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것만큼이나 고약하다. 유로스타는 애초에 운전의 재미를 찾기 위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승기에서 주행성능에 대한 지적을 쉬이 갈 수도 없는 일이다. 스프린터에는 6기통 3.0ℓ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190마력과 44.9㎏·m의 토크를 발휘해 배기량을 생각했을 때 부족한 수치를 보인다.

4.안전성-★★★

1종 보통 면허를 가진 고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안전성일 것이다. 거대한 차체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처음부터 스프린터 유로스타를 운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여겨진다. 삼각별 엠블럼 옆으로 스크래치라도 생긴다고 상상해보라. 하지만 걱정은 덜어도 좋다. 대형 밴이지만 다양한 안전장비가 운전자를 돕는다.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경고 시스템 등은 기본으로 탑재됐다. 널찍한 사이드 미러가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고, 차량이 빠르게 다가올 때는 반짝이는 불로 경고를 날린다. 사각경고 시스템은 사이드 미러 속의 노란색 조명으로 시작해서 사각지대로 차량이 접근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널찍한 사이드 미러가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다.
▲ 널찍한 사이드 미러가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다.

차선이탈 시에도 경고음이 경각심을 일깨운다. 운전자에게 전달할 뿐이다. 차량 옆으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거나 강한 바람이 불 때 차량이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 크로스윈드 어시스트(Crosswind Assist) 기능이 지원된다. 후진도 걱정 없다. 후방카메라가 후진 시 작동해 운전자의 눈 역할을 톡톡히 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고급 세단들에 장착된 안전성능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후방카메라로 주차 걱정도 덜었다.
▲ 후방카메라로 주차 걱정도 덜었다.

5.가격·연비-★★★★

어마어마한 차체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가격에 그악스러운 연비일 거 같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유로스타는 제법 훌륭한 가격과 연비로 고객을 맞는다. 공인 연비는 ℓ당 10.4㎞에 가격은 1억210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쉐보레 익스프레스 밴이 평균 5㎞ 연비임을 감안하면 제법 훌륭한 수치다. 가격 역시 수입차 대형 SUV 가격들과 비슷한 수준. 이보다 훌륭한 공간 구성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성능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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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총평-★★★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싫다. 나만의 느낌으로 나만의 바캉스를 즐기고 싶다." 이런 고객들에게 유로스타는 확실히 훌륭한 대안이 된다. 승차감만큼이나, 하차감(내렸을 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받는 자신감)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유로스타
▲ 유로스타

[강영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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