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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2008 금융위기' 10년, 다음 위기는 어디서?

  • 김세형
  • 입력 : 2018.09.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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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세형 칼럼] 2008년 9월 15일 리먼 부도 사태가 촉발한 금융위기(Great Recession-학문적으로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대침체로 명명했다)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신흥국(EM) 몇 개국은 다시금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터키, 남아공, 브라질 같은 나라들이다. 근래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의 통화와 주가가 돌연 폭락해 세계를 긴장시켰다.

이들 EM 국가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흐름으로 인해 추락하는 요인은 싼 금리다. 2008년 이후 달러 부채를 3조6000억달러 규모나 늘렸는데 달러 표시 빚이 많고 국제수지는 적자를 많이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터키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가 싸우면서 수입물품에 관세 폭탄을 맞아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국제 초저금리에 힘입어 아르헨티나가 작년에 100년 만기 채권 27억5000만달러어치를 금리 7.9%에 발행했는데, 이를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전액 소화했다는 것은 코미디다. 지금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금리가 60%나 되고 페소화 가치는 반 토막이 났는데 말이다.

한국은 리먼 사태 이후 10년간 가계부채가 736조원에서 올 상반기 1493조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그리고 잠재성장률이 3.8%에서 2.8%로 몰라보게 쇠약해졌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더욱 쇠잔해져가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으로서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삼성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외환보유액, 외화부채 구조 등이 매우 양호해 위기의 신흥국과는 차별화됐다는 사실이다. 환율이 달러당 1120원 수준에서 안정적인 게 바로 그런 이유다. 현 정부는 재벌 때리기에 혈안이지만 수출·국제수지에서 삼성전자의 덕을 보고 남북 관계 개선도 재벌이 유치에 일조한 동계올림픽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참으로 묘한 아이러니 관계다. 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도 4대 재벌 총수를 수행시켜 경협 분위기를 띄우고자 한다.

경제위기에서 주술처럼 따라붙는 게 10년 주기설이다. 리먼 사태 발생 후 10년이 흘렀으니 또다시 위기가 오지 않을까. 그 방향은 어디일까. 이에 대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또 위기가 닥치고 말 것"이라고 불안을 상품화하지만, 구체적으로 EM 국가 외에 위기 확산 징후는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는다. 하기야 위기는 어느 날 날벼락처럼 닥치므로 아무도 모르는 게 정답이기도 하다.

현시점에서 EM 국가들의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에 돈을 꿔준 유럽 국가들(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은행이 터지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돼 있다. 그리고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EM 국가들의 악화 정도가 더 심화되고 그럴 경우 좀 더 건실한 중견 국가들로 전염될 가능성에 가장 무게가 쏠린다.

엊그제 인도 증시가 돌연 폭락하고 환율이 달러당 72루피로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한 게 좋은 예다. 한국 증시도 3조원 이상 빠져나갔고 돌연 급락하는 경우도 나타나 아주 안전 지대라 할 수 없는 처지다.

루비니는 금융시장 버블 붕괴 가능성의 요인으로 미국 주가가 10년 새 3배나 오른 점을 꼽는다.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치 대비 50%나 높은데 어떻게 지속될 수 있냐는 것이다. JP모건은 전 세계 부호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미국이 2020년 말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상승, 장단기 채권 금리 격차(2년물 vs 10년물)가 급격히 좁혀진 게 경기 침체의 전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치는 올해 두 차례 더 올려 상단이 2.5%까지 오른 다음 내년에 2~3회(0.5~0.75%포인트) 더 인상하여 최대 3.25%, 그리고 2020년 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2005~2006년 미국보다 1%포인트 이상 금리가 낮은 경우는 있으나 그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본다면 향후 2년간 상당한 인상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가계의 금리 부담과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애셋 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10년 주기설에 의해 세계적 금융위기가 온다면 그 방향은 무엇일까.

여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1번이 부동산(property), 2번이 부채, 그중에서 회사채 상환 불발 가능성이다. 맥킨지는 신기술(AI, 가상화폐 등)을 다음번 위기의 주요인 중 3번째 이유로 들었다.

집값은 지난 10년간 홍콩 191%, 중국 72%, 그리고 유럽의 주요 도시들도 가파르게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부채는 10년간 71조달러나 부풀어 전 세계적으로 233조달러, GDP의 318%나 된다. 특히 중국의 부채는 10년 전에 비해 배나 오른 299%로 전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개도국의 BBB 이하 등급 회사채가 3조달러를 넘는데, 여기서 터질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위기를 치유하느라 초저금리에다 양적완화로 4조달러 이상 돈이 풀려 애셋(Asset) 가격을 너무 올려 놨다. 부동산, 증시는 10년 전 대비 신고가를 돌파했다.

리먼 10주년 하루 전날, 문재인 정부 들어 8번째 대책을 발표한 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한다고 독촉했다. 그 전날 이해찬 여당 대표는 토지공개념 도입을 꺼냈다. 비전문가들이 전문가의 영역에 개입하면 시장은 혼돈에 빠진다.

리먼 사태 후 변화를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려다보면 10년 전 전 지구적 위기가 터졌을 때 G20를 결성하고 미국이 앞장서서 리더십을 발휘한 광경이 보일 것이다.

한국도 G20 회의를 개최하며 세계적 위상을 높였으며 우등생 대우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 '위기'가 터진다면 전 세계가 결속하겠는가. 아닐 것이다. 트럼프를 위시한 스트롱맨 지도자들이 나온 후 세상은 삭막해졌다. 서로 상대를 쳐서 이익을 보려 한다.

그리고 세계 도처에서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정책으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베네수엘라가 그래서 망가졌고 아르헨티나, 그리스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 충돌-무역전쟁 시작은 10년 전엔 없었던 현상이다.

21세기 패권을 건 양대국 싸움은 결국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이 걸려 있다. 그런 면에서 향후 위기가 닥치면 기술력 있는 국가는 살고 없는 국가는 쇠망해갈 것이다. 리더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10년 전에 비해 미국은 단연 솟구쳐 올랐고 과거의 단골 낙제생이었던 일본, 프랑스도 우등생으로 부상했다.

한국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일자리 참사로 청년들이 좌절하고 기업가 정신 쇠퇴로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그늘에서 한국 경제는 위기에 빠졌다는 특집을 냈다. 문재인 정부는 분발해야 한다.

[김세형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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