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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후폭풍' 中 영화산업계 덮쳤다

  • 안정훈
  • 입력 : 2018.10.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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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사진=위키피디아
▲ 판빙빙 /사진=위키피디아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161] 중국 톱스타 판빙빙이 3일 드디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에 탈세를 인정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7월 1일 마지막 글을 올린 지 124일 만이다. 중국 세무당국은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탈세한 혐의 등으로 판빙빙 등에 벌금 5억9500만위안, 미납 세금 2억8800만위안 등 총 8억8394만6000위안(약 1450억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판빙빙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사과 발표 이후 나흘이 지난 지난 7일 트위터에는 실종 넉 달 만에 판빙빙 모습이 공개됐다. 6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판빙빙이 경호 요원의 호위를 받으며 세무서로 보이는 건물에서 나와 바로 차량에 탑승해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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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feifei05256372 캡처

이로써 한때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판빙빙의 거취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된 모양새다. 그러나 중국 각계각층에선 비로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중국 당국이 판빙빙을 신호탄으로 대대적으로 연예계를 손보겠다는 '선전포고'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세무당국은 연말까지 유명 연예인 등이 탈세 등을 자수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할 경우 처벌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연예인들은 제2, 제3의 판빙빙이 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중국 시나위러는 3일 중국 예능프로그램 '중찬팅2'에 출연한 자오웨이와 수치의 출연료가 5000만위안(약 81억원)에 달한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고정 출연자의 한 시즌당 출연료를 1000만위안으로 제한하고 있는 중국 내 규정에 따르면 4000만위안을 더 받은 것이다.

홍콩 연예매체들에 따르면 자오웨이는 4000만위안을 이미 납부했으나 수치는 이를 거절했고 소속사도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치 역시 판빙빙처럼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판빙빙이 광고 모델 또는 친선 대사를 역임하고 있는 4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도 날벼락을 맞았다. 독일 몽블랑, 프랑스 루이비통, 영국 다이아몬드 가공업체 드비어스, 프랑스 화장품 업체 겔랑 등이 피해자들이다. 몽블랑과 드비어스는 판빙빙을 친선대사로 임명했으며 루비비통은 그를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겔랑은 지난해 판빙빙을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했으며 립스틱 광고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판빙빙이 탈세 혐의로 몰락하며 이들 명품 브랜드들이 판빙빙과 관계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영화산업계는 당국의 세무조사와 간섭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자칫 제작 계약을 잘못 체결했다가 당국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에 제작 일정을 늦추거나 신규 계약 체결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홍콩 영화협회장인 텐키 틴 카이만은 "3개월 전 판빙빙이 사라진 시점부터 영화산업의 위축이 시작됐으며,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 제작도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논평을 통해 "판빙빙에 대한 처벌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세금 문제를 안고 있는 영화·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엄숙한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판빙빙은 1400억원에 달하는 세금과 벌금을 납부하기 위해 본인 소유의 아파트 41채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5일 전했다.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다량의 부동산 중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8월부터 베이징 부동산 시장에 한꺼번에 나온 41채의 아파트 매물이 판빙빙 소유의 부동산인 것으로 추정됐다. 시가보다 최대 30% 싸게 나온 매물의 총 가치는 10억위안(약 1640억원)에 달한다. 판빙빙의 남자친구인 배우 리천도 판빙빙을 돕기 위해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고가의 자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최고의 인기 배우인 판빙빙의 재산은 70억위안(약 1조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훈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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