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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항공의 폐업과 온라인 여행사 성장세, 재무제표로 확인 할 수 있을까

  • 최병철
  • 입력 : 2018.10.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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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33] 지난주 여행을 좋아하거나, 출장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되었다. 항공권 판매 전문 대행업체인 탑항공이 36년 만에 폐업한다는 소식이었다.

한때 탑항공은 항공권발권대행 전문 여행회사로는 단연코 최고의 명성을 누렸으며 역사도 오래된 기업이다. 1982년 설립됐고, 2016년 말 기준으로 종업원 111명을 고용하고 있던 회사이기도 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의 토종 항공권 발권 대행전문사가 왜 폐업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아래 재무제표 숫자를 보면 명확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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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항공은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다가 서브프라임 경제위기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됐던 2008년 영업이익 -6억원의 적자를 낸다. 그러나 다시 2010년까지 항공업계 호황기와 더불어 흑자 전환을 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2011년부터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억원에서 -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던 탑항공은 2015년부터 외부감사에 따른 감사를 받지 않게 된다. 지속적인 적자로 회사의 자기자본과 자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나라 법은 자산이 100억원 이하인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적자로 인해 자산이 감소하다 보니 2014년 이후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를 우리는 확인할 수 없다.

여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기반한 온라인 여행사(OTA)를 이용해 예약과 여행을 하는 경향이 강해지다 보니 경쟁은 치열하고 비용은 늘어났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하락하면서 경영성과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감사보고서는 더 이상 나오지 않지만 탑항공의 매출액은 2015년에 약 205억원, 2016년에는 약 184억원, 2017년에는 171억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한때 종업원 인건비는 87억원이 넘었던 탑항공은 2017년에는 30억원으로 감소하고, 그 외에도 회사 운영비용을 지속적으로 절감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과 감소하는 매출에 결국 폐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탑항공이 적자를 내고 경영 성과가 급속도로 악화된 건 OTA 등과 항공권 예약 등의 최저가 예약 서비스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체비용으로 항공권을 할인해 발권해 주면서 발생하는 손실이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실제로 탑항공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고 그 적자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항공권판매정산손실' 급액으로 보인다.

누구에게는 추억의 회사이기도 한 탑항공, 그리고 그 외 한국 토종 여행사들의 폐업과 경영 악화에 대해 누군가는 변화하는 세상과 시대를 뒤따라 가지 못해 자연스레 도태됐으며 최저가 경쟁 등을 통해 소비자후생이 증가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또 누군가는 시장 확대 및 잠식을 위해 대규모자본을 가진 글로벌 OTA 업체들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최저가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그 결과 자본력이 약한 한국 토종 기업과 중소기업이 무너지는 결과가 나타났고, 최종적으로 몇 개의 글로벌 대기업 자본이 시장을 독과점하게 돼 소비자후생 감소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어느 방향이 옳은지는 판단의 몫이다. 하지만 글로벌 OTA들의 성장세가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들도 알고 있는 아고다나 부킹닷컴은 프라이스라인을 운영하는 프라이스라인그룹 소속의 브랜드이며 호텔스닷컴과 트리바고 등은 익스피디아그룹 소속이다.

한국에서도 크게 성장한 OTA들이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나 성장했고, 이익은 얼마나 내고 있을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들어가면 알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이들 회사는 한국에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로 회사를 설립해 경영을 하고 있다. 현행 법은 유한회사에 대해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지 않고 있어 한국에서의 경영 성과에 대해서 알기는 어렵다.

다만 새로 개정된 법률이 유한회사들도 외부감사를 받도록 했기에 머지않은 시일 내에 OTA들뿐 아니라 구글코리아, 애플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등의 재무정보와 실적을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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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철 회계사]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 실무자, 증권사 직원, 법조인, 언론인,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회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저서로는 '개미마인드:재무제표로 주식투자하라'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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