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시진핑이 첨단기술 협력을 강조한 이유

  • 김대기
  • 입력 : 2018.11.07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상하이)연합뉴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상하이)연합뉴스
[똑똑차이나-87]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가 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행사 첫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에 나서며 중국의 개방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시 주석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현 상황을 의식하며 "서로 대항을 중단하고 상호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15년 간 세계 각국에서 총 40조달러어치를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중 무역 대화의 기류가 조성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무역 갈등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이달 말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 회담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각국은 반드시 개방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선명한 기치로 보호무역과 일방주의에 반대해야 한다"며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걸어 잠그면 반드시 퇴보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 대화를 앞두고 개방 의지를 피력하면서 중국에 우호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시 주석은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미국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시 주석은 "중국 개방의 문은 지속적으로 크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농업, 금융, 제조,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외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관련 감독 체제와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보상 제도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지식재산권 탈취 금지를 요구하는 미국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시 주석의 발언 가운데 더욱 주목할 만한 메시지가 있다. 바로 '과학기술'에 관한 내용이다. 시 주석은 "세계 경제는 이제 막 글로벌 금융위기의 잔영에서 벗어났지만 회복 추세는 아직 뚜렷하지 못하다"며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과학기술의 혁신을 추진해 기술혁명 시대가 가져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나노 기술 등 첨단기술 영역에서 세계 각국이 협력해 공동으로 신기술, 신산업, 신생태계, 신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첨단기술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을 강조한 이유는 최근 미·중 통상 마찰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 문제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중국의 첨단기술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 반도체 기업 푸젠진화 등에 제재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경제 체질을 한 단계 향상시키기 위해 첨단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 주석이 대외 개방을 부르짖으며 첨단기술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을 강조한 이유다.

[베이징/김대기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