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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간판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정유·화학사

  • 박의명
  • 입력 : 2018.11.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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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여수공장. /사진=GS칼텍스 제공
▲ GS칼텍스 여수공장. /사진=GS칼텍스 제공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91] 정유·화학사들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면서 그룹 내 '간판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적의 무게중심이 정유·화학사로 이동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들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액이 7조2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기초소재 부문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부진했지만 전지 사업이 분기 최대 매출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6024억원을 기록했지만 그룹 '맏형' 격인 LG전자(7488억원)와 비견하고, 과거 '실적 공신' LG디스플레이(1401억원)를 크게 앞섰다. 전통적으로 LG그룹의 주력은 LG전자였다. 2003년만 해도 LG전자 영업이익이 1조621원으로 LG화학(4794억원)의 두 배였다. 하지만 LG화학이 2010년 LG전자 시가총액을 추월하며 두 기업 간 격차가 벌어졌다. 2010년 당시 양사의 시총은 20조원대였지만 현재 LG화학은 24조7073억원, LG전자는 111조1281억원으로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

롯데케미칼도 롯데그룹에서 확실한 '캐시카우'로 입지를 굳혔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필두로 유통 부문에서 강세를 보여왔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자리가 뒤바뀌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각각 4조2476억원, 4조4227억원으로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이 5036억원으로 롯데쇼핑(349억원)보다 14배 이상 높았다. 이 기간 롯데쇼핑은 당기순손실 2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 이익 기여도가 축소되고 화학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롯데그룹 실적은 롯데케미칼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에서 유통 사업 이익 기여도는 2013년 48%에서 2017년 26%로 감소한 반면 이 기간 화학 부문 기여도는 22%에서 54%로 확대됐다.

정유사들의 약진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1위 정유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14조9587억원과 영업이익 8358억원으로 SK하이닉스와 함께 SK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판매단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줄었지만 비정유 부문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이노베이션은 3년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 부문이 안정적인 성과를 고루 달성하면서 3년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GS그룹도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GS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64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GS칼텍스의 지분법 이익이 다른 계열사의 부진을 상쇄하면서 GS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GS칼텍스는 GS의 2017년 전체 지분법 이익 8250억원의 87%에 해당하는 7190억원을 기여했다. 수많은 계열사 중 하나인 GS칼텍스가 GS그룹 살림 9할 이상을 책임지는 셈이다. GS칼텍스의 3분기 지분법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204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GS그룹의 이익을 좌우하는 계열사는 단연 GS칼텍스"라며 "GS그룹이 향후 5년간 에너지 부문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만큼 GS칼텍스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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