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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 부자가 되려면 얼마가 있어야 할까

  • 이새봄
  • 입력 : 2018.11.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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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163] 세계 상위 10%대 부자가 되려면 얼마의 자산이 있어야 할까.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세계 상위 10%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간한 '2018년 세계 부호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 기준으로 9만317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500만원만 있으면 전 세계 나머지 90%보다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모두 합친 금액에서 대출을 뺀 금액이다. 미국만 놓고 봤을 때 1억2000만명 자산이 9만3170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구가 3억2600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전 국민 중 3분의 1 이상이 세계 상위 10% 부자인 셈이다.

'평균만큼'만 재산을 가지기는 더 쉽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이 4210달러(약 475만원)만 있어도 전 세계 인구 절반보다는 '부자'다. 세계 상위 1%대 부자에 드는 것은 훨씬 난도가 높다. 순자산이 87만1320달러(약 9억 8372만원)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결과만 놓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부자인 셈이다. 하지만 사실 이 수치의 이면에는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를 반영하는 씁쓸한 진실이 있다. 전 세계 자산 하위 50%는 전체 부의 1%도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상위 10% 부자는 글로벌 자산의 8%를 소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글로벌 자산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7.2%를 소유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부의 양극화가 더 이상 진행되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16년 상위 1% 부자의 세계 부 점유율은 47.5%였으며, 올해는 0.3%포인트 하락했다. 양극화가 감소 추세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미약한 감소율이지만 심화되지는 않았다는 증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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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의 양극화가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BBC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실제 영국에서 상위 1% 부자는 국가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산 비율이 23% 수준이지만 정작 영국인들은 상위 1%가 전체 자산 중 59%를 소유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1% 부자가 차지하고 있는 실제 자산 비율은 34%이지만 사람들은 이들이 49%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BBC는 이러한 현상을 사회심리학적으로 '감정적 수맹(emotional innumeracy)'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현실을 가늠할 때 범하는 일종의 '오류'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동시에 걱정하는 문제의 규모를 실제보다 더욱 과장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상위 1%가 얼마의 부를 소유해야 하느냐'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매우 '박한' 점수를 줬다. 실제 1%가 34%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1% 부자가 소유해야 하는 적절한 부의 수준이 18%라는 답이 나왔다. 1%가 무려 70%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1% 부자들은 23%의 부만 소유하는게 옳다는 결과가 나왔다. BBC는 "이를 통해 '부'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해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필요가 있다. 또한 반대로 우리가 현실에 대해 얼마나 틀리게 알고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봄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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