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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은 어떠한 회계기준을 사용할까?

  • 최병철
  • 입력 : 2018.12.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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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41] 한국 기업들은 어떤 회계기준을 사용하여 경영 성과와 재무 상태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일까. 많은 사람은 상장된 기업에 주로 관심을 가진다.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을 이용하여 쉽게 투자할 수 있으며, 언론에도 많이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자본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시장 등을 모두 합치면 2505개(2018년 12월 3일 기준)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훨씬 더 많은 기업이 존재한다.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의 숫자는 2만9206개에 달한다. 외부감사는 법에 의해 기본적으로 직전 연도 말 기준 자산이 120억원을 넘는 기업(외감법 개정으로 다소 복잡하게 변경되었음)들이 받고 있었다. 자산이 120억원이 안돼 외부감사를 면제받는 기업까지 숫자를 셀 수 없지만 무수히 많은 기업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모든 기업이 동일한 회계기준을 사용하고 있을까. 기본적인 회계처리는 비슷하지만 사용하는 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상장기업과 금융회사는 K-IFRS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을 뼈대로 한다. 국제적 비교 가능성과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K-IFRS는 모든 기업에 적용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외감 대상 기업이라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이라는 회계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회사가 원한다면 K-IFRS를 사용할 수 있다.

기업 규모가 더 작아 외감 대상이 아닌 기업들은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사용하도록 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회사가 원하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통일된 회계기준을 사용하게 하지 않는 것일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은 과거 K-GAAP의 규제 중심의 회계기준이 아닌,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이다. 과거 회계기준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회계처리를 하고 실무적 판단의 문제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규제기관에 질의 회신 등으로 가이드를 받아 회계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행 상장기업이 사용하는 K-IFRS는 회계처리의 원칙을 갖춘 상황에서 회사의 판단에 따라 회계처리를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제공된다. 일률적 회계처리 방법이 아니라, 가장 그 거래의 실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주어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자율적 회계처리에도 중요한 원칙들이 존재한다. 마음대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회계처리는 내부 회계관리 시스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더 나아가서는 감독당국의 회계감리를 통해 이중, 삼중으로 모니터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기업이 아닌 비상장기업,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은 기업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존재할 수 있어,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투자자들이나 실무자들이라면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이 사용하는 회계기준의 차이를 알아두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연결 범위에 있어 일반기업회계기준은 기업 규모가 작은 소규모 기업의 경우라면 연결대상 기업에서 제외시켜주는 것, 영업권의 상각을 인정하는 것, 부채성자본은 실질이 아닌 법적 분류에 따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보험수리적 가정에 따른 종업원 퇴직부채를 산정하는 것이 아닌 청산기준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차이는 기본적으로 국제회계기준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욱 쉽게 회계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 영업권의 손상검토를 하는 것, 부채성자본의 실질을 구분하는 것, 보험수리적 가정을 사용하는 것 모두 상당한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고 난도가 있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기업의 회계적 논란에 의해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을 해석하여 거래의 실질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회계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의 자율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논의이든,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이 될 것이며, 기업의 경제적 실질을 가장 잘 반영해야 한다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던지면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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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철 회계사]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 실무자, 증권사 직원, 법조인, 언론인,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동대학원에서 회계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저서로는 '개미마인드: 재무제표로 주식투자하라'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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